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지난 4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겨냥해 군 통수권을 사실상 러시아에 넘겨준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 벨라루스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었던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과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몇 주 전 군사훈련을 명목으로 3만명 규모 병력을 벨라루스에 파병했고, 지난달 24일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28년째 권좌를 지키며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실시된 국민투표를 통해 자국에 러시아군 영구 주둔과 러시아 핵무기 배치의 길도 열었다.
미 당국은 벨라루스가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으나 벨라루스는 자국군이 우크라이나 작전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참전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군이 간접적으로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더이상 우리 군을 제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벨라루스인들에 대한 억압만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적은) 벨라루스군의 손에 피를 묻히고 루카셴코 정권을 공범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자국 군인들에게 전투를 거부하거나 우크라이나 편에 서달라고 호소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내일 벨라루스 영토 전체를 지배하고자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꼭두각시이고 푸틴 대통령이 그를 통해 벨라루스를 통제한다"고 평가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러시아의 의도는 구소련 국가들을 다시 하나의 거대한 제국으로 돌려놓는 것"이라면서 구소련이었던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운명이 상호의존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패할 경우 결과는 상상하기도 싫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뿐만 아닌 민주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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