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0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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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대선 이틀 전인 7일에도 대장동 이슈로 불꽃을 튀겼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말하는 녹취록이 보도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몸통이 왜 윤석열인지 실체가 확인됐다”고 총공세를 폈고 국민의힘은 “명백한 허위”라고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날(6일) 뉴스타파가 김씨가 지난해 9월 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뉴스타파 전문위원)과 나눈 대화 통화 녹음을 공개하면서 대장동 이슈의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녹음에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김만배씨가 브로커인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검을 변호인으로 소개해줬고, 사건 주임검사(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사건을 무마했다는 김씨의 육성이 들어있다.
뉴스타파가 6일 공개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간의 대화 녹음파일에서 김씨는 자신이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이후 조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자 “박OO(주임검사가)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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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적반하장 현실…널리 알려달라”
그간 대장동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돼 온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무려 4만명에 가까운 피해자를 만든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입장문을 읽었다. 취재진의 요청보다 앞서 그간 윤 후보 측의 공세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당시에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피해가 훨씬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대장동 사건의 진실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고 말했다. 전날 페이스북에 해당 보도 영상을 링크하며 “널리 알려 달라.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고 적었던 흐름을 키운 것이다.
후보의 움직임에 민주당은 화력을 일제히 ‘윤 후보=대장동 몸통’ 만들기에 집중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께서 저희가 왜 대장동 몸통이 박영수·윤석열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긴가민가했을 것”이라며 “그 실체가 확인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6일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 보도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 달라.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며 확산을 유도했다.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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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방송된 녹음파일을 재생한 뒤 “왜 김만배가 ‘내가 입 열면 윤석열은 죽는다’고 했는지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오늘 당장이라도 법사위를 열어 특검법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대변인단은 이날 오전에만 관련 논평 4건을 쏟아냈다. “불법비리를 눈감아준 윤 후보가 범인”(강병원 수석대변인) “윤 후보가 조우형은 만난 적도 없고 봐주기 수사는 결코 한 적 없다던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조승래 수석대변인)는 등이었다.
윤 후보가 6일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워 갖은 못된 짓을 하는데, 그 첨병이 언론노조”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대장동 뿌리였다는 결정적 증거를 가진 사람이 다름 아닌 ‘언론노조’ 관계자였다”며 “윤 후보는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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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윤석열, 김만배와 아무런 친분 없어”
반면 국민의힘은 녹취록 내용 일체를 강하게 반박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윤 후보가 조씨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은 명백히 허위”라며 “검찰 수사를 앞두고 김만배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선대본부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지난해 조씨의 검찰 진술조서를 근거로 ‘봐주기 수사’ 의혹을 되받아쳤다. 김 의원은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조씨가 “(부산저축은행 관련 조사 당시) 윤석열 대검 중수과장을 만나거나 그에게 조사받은 적이 있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없다. 저는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대답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24일 조씨의 검찰 진술조서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이 조서에는 조씨가 “‘윤석열 중수과장이 커피를 타주고 친절하게 조사를 해줬다’는 취지로 남욱에게 말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서 “아니다, 없다. 저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난 후 박OO 검사가 ‘커피 한잔 마시러 와라’고 해서 혼자 대검 중수부에 잠시 들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윤 후보는 당시 주임검사도, ‘커피 한 잔’의 주인공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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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여론조작 정황…제2의 드루킹 사건”
국민의힘은 민주당 측이 관련 보도를 확산키기 위해 댓글 및 추천수 조작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 정책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녹취록 관련 기사의 댓글 작성자 통계에서 남녀 비율이 50%로 동률, 20·30·40대 비율도 각각 27%로 동일한 것을 캡처해 공유하며 “김만배 녹취록 관련 기사 댓글 또 드루킹식 조작 의혹”이라고 적었다. 또 6일 오후 게시된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150만회를 상회하는 것을 두고도 “월요일 새벽에 150만명이 벌떡 일어나서 조회수를 올려? 혹시 중국에서?”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만배 녹취록’ 보도 관련해 “집단적인 여론조작 행위가 발생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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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오늘 새벽, 여러 커뮤니티에서 집단적인 여론조작 행위가 발생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는 ‘제2의 드루킹 사건’으로 이를 규정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특히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리켜 “해당 커뮤니티는 과거 민주당 당직자가 수차례 글을 게시해서 야권을 공격하다가 걸린 적이 있는 곳”이라며 “이번에 발생한 여론조작 사건에도 민주당 관계자가 관여한 것으로 확인되면 민주당은 문 닫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수현기자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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