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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들끓는 정권심판 여론 업고 ‘별의 순간’ 잡은 尹, 승리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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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586 운동권 정치인에 실망

‘신적폐’ 청산 차원서 지지세 몰려

운·때 잘 맞춘 ‘별의 순간’ 잡은 셈

‘대장동’ 이재명 맞상대 대진운 좋아

지지부진한 安과 단일화 한방 해결

다른 세력과 협치 메시지 던져 효과

세계일보

승리의 주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대전 유성구 노은역 앞 유세에서 “상식이 승리합니다”라고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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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만들어낸 첫 번째 요인은 높은 정권교체 여론이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은 윤 당선인의 지지율을 상회하는 50%대를 유지했다. 윤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 중에도 상당수가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차원에서 그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무엇보다도 들끓은 정권교체 여론이 윤 당선인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원래 후보의 인물 됨됨이는 ‘바람’을 이길 수 없고, 바람은 ‘구도’를 이길 수 없다”며 “이번 대선은 정권연장 대 정권심판 구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의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서 보여준 현 정권의 태도나 시장의 자율에 맡기지 않고 통제하려 한 경제정책 등에 상처를 받은 국민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당선인을 승리로 이끈 건 정권교체 요구가 높기 때문”이라며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 ‘신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적 바람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그럼 누가 윤 당선인을 만들었느냐, 그건 문재인 대통령과 586 운동권 세대 정치인들”이라며 “그들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이 됐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굉장히 무리수를 많이 뒀고, 그래서 국민들이 ‘진보 적폐도 청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시사평론가인 전예현 우석대 대학원 객원교수 역시 “집권여당에 대한 실망감”을 윤 당선인의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전 객원교수는 “다만 정권교체론을 시대정신으로 볼 순 없다. 시대정신은 그 시대 국민들이 원하는 공통된 방향성”이라며 “정권교체로 어떤 시대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데, 사실 (여야 후보들 모두)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세계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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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문재인정부의 법무부 장관인 조국, 추미애와 정면으로 맞서면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의 흐름 위에 자리 잡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하며 궤멸 위기에 몰렸던 보수진영이 진보·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맞서 싸운 ‘강골 검사’ 출신의 윤 당선인을 정권교체의 기수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 선거대책위원회 ‘원톱’을 맡았다가 결별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윤 당선인이 ‘별의 순간’을 잡은 셈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윤 당선인이 이긴 건 타이밍, 즉 운과 때가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그 어느 때보다 네거티브전이 치열했던 이번 대선 레이스를 특유의 ‘맷집’과 정치 신인답지 않은 ‘정치력’으로 돌파해냈다.

세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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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운’이 따랐다는 평가도 나왔다. 검사 이력이 전부인 윤 당선인의 역량 논란, 처가 관련 의혹 등이 맞수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아들 도박 논란 등으로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상대가 이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으면 더 고전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윤 당선인의 예상 밖 정치력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까지 정치 신인들이 실패했던 건 거의 정치적인 문제인데, 윤 당선인의 경우 콘텐츠는 부족했지만 정치에서 특이하게 강점을 보였다”며 “당(국민의힘) 장악, (경선 경쟁자들인) 홍준표(의원)·유승민(전 의원)·안철수(국민의당 대표), 그리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까지 캐릭터가 독특한 사람들을 다 끌어안은 점, 대중 유세 능력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도 윤 당선인은 지지부진했던 단일화 협상을 안 대표와 직접 만나 단번에 성사시키는 정치력을 보여줬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대선 승리의 지분을 안 대표와 나누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견이 다른 세력과도 협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는 중도층을 견인하는 효과와 함께 민주당 이 후보가 선거 막바지에 꺼내든 ‘연합정치’, ‘협치’ 카드를 일정 부분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김주영·김병관·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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