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졸업생들 "푸틴 명예박사 학위 박탈하라" 공개서한
포성 속 군인들 도움받아 이프린에서 피란하는 우크라이나 할머니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베이징의 대학원생 티모시 류(25)씨는 지난 2주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글을 올리지 않았으며 동급생들과도 그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
류씨는 "동급생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며 '대만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보게 하라'라는 레토릭을 반복하고 있다"며 "나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대부분의 누리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지지하면서 그에 반대하는 이들은 두려움 속에 침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의 기사 위안펑(24) 씨는 "웨이보와 더우인의 많은 누리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고 한 우크라이나는 침공받아 마땅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다소 혼란스럽다. 그들은 왜 그렇게 확신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중국 남부의 한 저널리즘스쿨 교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의견을 공개적으로 묻자 학생 40명 중 4분의 1가량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냐고 묻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냐고 추가로 질문하자 일부 학생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밝혔다.
홍콩중문대 팡커청 부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오직 1%의 이용자만이 소셜미디어에 적극적으로 글을 게시한다"며 "이러한 특정한 내용에서는 더 강경하고 광신적 애국주의자들이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글을 게시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 정부가 러시아에 과도하게 비판적인 글을 적극적으로 검열하고 있어 우리는 웨이보 데이터로부터 어떠한 결론을 내리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중국 칭화대 졸업생 200여명이 서명한 공개서한이 검열망을 통과해 위챗에서 퍼져나갔다고 SCMP는 전했다.
대부분 중국에 거주하는 이들이 서명한 해당 서한은 칭화대가 2019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한 명예박사 학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서한은 "푸틴은 체첸, 크림반도, 조지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 전쟁광이며 가장 최근에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반대하고 비난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쟁을 뻔뻔하게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며 해당 서한을 주도한 예쓰저우 씨는 "우리의 호소는 칭화대 졸업생 상당수의 의견을 대표한다"며 "우리의 호소가 대단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인류애의 편에 서고, 푸틴과 러시아군의 침공 개시를 강하게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인들의 싸움을 확고히 지지하는 많은 중국인이 있음을 더 많은 이들이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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