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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 미사일, 우주발사체 위장 신형ICBM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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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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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첫 공개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화성-17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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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11일 북한이 최근 두 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의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한이 최대 사거리 ICBM 시험을 앞두고 일종의 성능 시험에 나섰다는 의미다. 그간 ‘레드라인’으로 여겨진 북한의 ICBM 시험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화성-17형’ 체계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미의 정밀 분석 결과,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 북한이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최근 2차례 시험발사가 ICBM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해당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한·미가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초 군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 등의 제원을 바탕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출처 정보를 따져보니 북한이 신형 ICBM인 화성-17형의 동체를 이용해 발사 궤적을 조정해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해 화성-17형의 최대사거리 시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쏜다면 동창리에서 항상 쏴왔기 때문에 그렇게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ICBM을 시험 발사한다면 TEL에서도 쏠 수 있다. 둘 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언급한 신형 ICBM은 2020년 10월 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이다. 화성-17형은 기존 ICBM보다 직경과 길이 등 크기가 커져 공개 당시 ‘괴물 ICBM’으로 불렸다. 한·미는 앞서 초기 탐지된 제원을 바탕으로 최근 두 차례 발사체가 MRBM으로 추정했는데, 신형 ICBM의 일환으로 최종 판단한 것이다. 앞서 북한은 두 차례 발사 관련 공개보도에서 ‘미사일’ 언급이나 발사체 사진 없이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의 일환이라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최근 2차례 미사일 시험발사의 구체 체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미 양국은 정밀 분석 및 협의를 거쳐 위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추가개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정부는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러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정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는 바, 북한이 이에 호응하여 조속히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북한이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바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 중”이라며 “북한이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면서 조속히 대화에 나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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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북한이 해당 촬영기로 촬영했다고 주장한 지구에서 바라본 한반도 모습. 연합뉴스


■‘사거리’ 위장

미 국방부도 10일(현지시간)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를 규탄하고 본토 및 동맹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지난 2월 26일과 3월 4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두 차례 탄도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며 “미국 정부는 이 발사가 북한이 개발중인 새로운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ICBM의 (완전한) 사거리를 드러내지 않은 이들 시험의 목적은 향후 우주 발사로 위장해 진행될 완전한 사거리 시험발사에 앞서, 새 미사일 체계를 평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이들 발사와 관련해 미사일 체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선택했지만, 미국은 이 정보를 공개하고 동맹과 공유한다”며 “국제 사회가 북한의 이 같은 추가적인 무기 개발에 한 목소리로 반대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들 발사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는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뻔뻔한 위반이며, 두말할 나위 없이 역내 긴장을 높이고 안보 환경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은 외교적 접근에 대한 선언을 유지하는 한편,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한반도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의 대비태세 상향 조치를 거론했다.

북한은 두 차례 이들 탄도미사일 시험 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7년 11월 핵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했지만 지난 1월 이 방침의 철회를 강하게 시사한 상태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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