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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호중 비대위’ 계속 파열음…“이대로는 지방선거 못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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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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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나흘 만인 13일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26)씨를 공동위원장에 앉히는 등 2030세대를 전진 배치한 게 핵심이다. 투톱은 윤호중·박지현 공동위원장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여성·민생·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회견에 불참한 박 위원장은 비대위 멤버 중 최연소다. 대학생 기자 시절인 2019년 디지털성범죄집단 n번방의 실체를 익명으로 추적해 알렸다. 윤 위원장은 이날 박 위원장 발탁에 대해 “민주당에 매우 따가운 질책을 한 2030 청년들이 마지막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 우리 후보를 지지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대선에서 확인된 2030 여성 지지세를 당의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대선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30 여성 지지도에서 윤 당선인을 크게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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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 박지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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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 외에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 출신의 청년창업가 김태진(38) 동네줌인대표, 민달팽이 협동조합의 권지웅(34) 이사, 이소영(37) 의원 등 30대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 현역 정치인으로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59) 의원과 채이배(47) 전 의원, 이낙연계인 배재정(55) 전 의원이 비대위원에 포함됐다. 윤 위원장은 “한국노총에서 노동 분야 비대위원을 추천해주면 선임할 것”이라며 현재 8명인 비대위에 향후 2명이 더 합류한다고 밝혔다.

윤호중·박지현 비대위 체제는 이른바 ‘질서 있는 수습론’을 반영한 것이다. 익명을 원한 기존 당 지도부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지사의 득표수(1614만7738표)는 역대 민주당 후보 중 최대치이고 당선인과 표 차이가 약 24만 표밖에 나지 않는다. 무효표(30만7542표)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논리를 주장했다. 이재명계 의원들도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얘기가 돈다. 이 전 지사 측근 그룹 ‘6인회’ 소속 의원은 중앙일보에 “윤 위원장이 완벽한 카드는 아니지만, 대안 물색에 시간을 소비하느니 최고위 결정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발 목소리 역시 심상치 않다. 한 호남 의원은 “아무리 0.73%포인트 차이로 졌다고 해도 패배는 패배인 것”이라며 “윤 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르자는 건 너무 안이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재선 의원도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논쟁과 파열음이 더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역시 이날 저녁 입장문을 통해 “과감하고 빠른 변화가 필요한데 오늘 구성된 비대위가 과연 제대로 이끌 수 있는가. 이전과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 역시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사라는 취지다.

이날 민주당이 각 지역위원장에게 ‘오는 18일까지 20대 대선 기여 특별공로 포상 대상자를 추천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걸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마당에 논공행상 성격의 일을 벌여야 하느냐는 이유다.

심새롬·송승환·윤지원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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