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대전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이상민 의원 등 대전지역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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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거론하는 등 정부·여당에 직언을 아끼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이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향해 “비대위원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빨리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6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재명 비대위원장 카드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패배의 장본인인 이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건 앞뒤가 맞는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후보에 대해 “선거의 패장으로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이라며 “심신을 추스르는 게 먼저”라고 했다. 이어 “이 전 후보는 비대위 맡을 적임자가 아니며 맡아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전 후보를 비대위원장에 앉히자, 말자 하는 논쟁은 당에 소모적 논란만 증폭시킨다”며 “이 전 후보 본인이 비대위에 안 간다는 뜻을 빨리 표명해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아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 게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의견을 표명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후보는 당내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직·간접적으로 전달받고 있지만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선대위 해산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대선 낙선 인사를 하던 중 차량에 치여 숨진 같은 당 시의원 출마 예정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는데, 최근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대위원장 등판 요구나 지방선거 역할론 등에 대한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 의원은 ‘이재명 비대위원장 추대론’을 언급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선 “겉으로는 1600만표 넘게 얻고 석패했으니 형편이 어려운 당을 이끌 사람은 이재명뿐이라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당내에 비대위원장 맡을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당 외부에도 없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 전 후보를 비대위원장에 앉히는 건 “최악의 경우”라고 재차 말한 이 의원은 “패배의 책임을 질 장본인이 비대위를 맡아 이끌면 리더십이 제대로 서겠나. 그런데도 이런 주장을 하는 속사정이 있으면 시원히 제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를 통해 “이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돌파해야만 수도권에서 선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전 후보에게 직접 의사 타진을 해봤느냐’는 질문에 “두 번 정도 전화해서 상황이 엄중하니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드렸지만 어떻게 답을 하겠느냐. 패장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힘들기 때문에 답은 못하고 계시다”며 “그래서 당에서 이 전 후보를 추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수진 의원(동작을)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재명 후보다. 가장 강력한 무기를 뒷전에 놓아두고 지방선거에 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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