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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땐 文대통령 찾더니"...靑 출신, 與 채이배에 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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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고민정, 윤건영 등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당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의 ‘문재인 대통령 퇴임사 반성문’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사과를 요구해다.

이들은 17일 공동성명을 내고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입니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점에서 채 위원의 처신은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비대위에도 요구한다.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며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동료 의원들에게도 부탁한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토론장에서 논쟁하자”며 “지난 대선 패배가 당의 분열이라는 더 큰 위기가 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유리알 만지듯 조심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공동성명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이상 가나다순) 등 총 14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데일리

지난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채이배 비대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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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비대위가 채 위원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나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다. 채이배 위원을 즉각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민 의원은 “채 위원을 사퇴시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에 어울리는 변명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바란다”며 “이도 저도 아닐 경우, 왜 자격 미달인지 왜 내보내야 하는지 상세하고 아프게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채 비대위원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민주당이 공정의 가치를 잃어버린 뼈아픈 과정이자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열하게 만든 내로남불이었다”며 “지난 1월 (조국 법무부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을 때 청와대와 민주당은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다음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장 전문이다.

뼈저린 반성은 ‘남 탓’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 하였습니다. 잘 지는 것은 선거에서 나타난 숫자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패배 이후의 태도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지금 우리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패배 이유에 대한 치열한 내부 토론입니다. 차분하고 냉정하되, 열정적인 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치열한 토론은 처절한 자기 성찰과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자기반성은 없이 ‘남 탓’으로 규정된 평가로는 잘못한 점을 제대로 짚을 수 없습니다. 잘못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니 당연히 해결 방안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미 사퇴한 당 지도부뿐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패배한 당을 수습하기 위한 나서주신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려 보려는 비겁함입니다. 나만 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모두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의 비상대책위원인 채이배 위원의 언사는 깊은 유감입니다.

누구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 한때 몸담았던 저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지난 5년이 ‘공’은 하나도 없이 ‘과’로만 채워져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5년의 국정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입니까.

취임 직후부터 마주했던 전쟁의 위기, 점점 고조되었던 대외 경제 위기, 가까운 이웃과 맞서야 했던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코로나 19와의 전쟁 등 문재인 정부는 수많은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왔습니다. 왜 그 노력은 보지 않으십니까.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당 비대위에도 요구합니다.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주십시오.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입니다.

더불어 동료 의원들께도 부탁 드립니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합시다.

지난 대선 패배가 당의 분열이라는 더 큰 위기가 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유리알 만지듯 조심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2. 03. 17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이상 15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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