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탁 비서관을 겨냥해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허 대변인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국민의 것인 청와대를 또다시 ‘우리’의 것인 양 구분 짓는 편 가르기도 이제는 전(前) 정권의 유물이거니와,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 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臣民)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5년 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허 대변인은 “자신들이 하면 ‘옳은 일’이고 다른 이들이 하면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고 싶은 ‘내로남불 DNA’를 끝까지 버리지 못한 모습”이라고 맹비난하며,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만 명을 넘어선 점을 지적하며 “틈만 나면 문(文) 정권의 ‘K-방역’을 앞장서 자랑하던 탁 비서관 역시 그 책임이 무거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청와대 참모진이 해야 할 일은 SNS로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왈가왈부가 아니라, 어떻게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코로나19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며 “부디 탁 비서관의 인식이 청와대 참모진 모두의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은 두 달,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정권 이양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앞서 탁 비서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지 5년이 되었다.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써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비꼬았다.
탁 비서관은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미 설치되어 운영되고 보강되어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 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지겠죠. 겨우내 출몰하던 냥냥스(고양이)도”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 준다고 했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을 1909년 당시 일제 통감부에, 국민을 왕정 체제의 신민에 각각 비유한 셈이다.
탁 비서관은 끝으로 “여기(청와대)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묻고는 싶다”며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도 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