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첨예한 가운데 승효상 건축가가 2016년 11월 청와대를 두고 “봉건왕조시대의 짝퉁 건물”이라고 비판했던 인터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승효상 건축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동기이자 50년 지기 친구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살 경남 양산 사저 설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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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내려지기 한 달 전인 2016년 11월 CBS와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건축상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원래 그 장소가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우리의 왕조의 정통성을 폄하하기 위해서 경복궁 뒤에 총독 관저를 지을 터를 거기에 마련했기에 그 자체부터 불순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 이후 지금의 모습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지어졌는데 전형적인 봉건왕조 건축의 짝퉁 같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콘크리트로 목조 흉내를 내서 지었으니 영락없는 짝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승 건축가는 “내부 공간은 더 참혹하다”고 지적했다. 내부가 지나치게 광활한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사는 공간은 신체에 맞는 알맞은 크기가 있다”며 “굉장히 큰 공간에 들어가면 스스로 위축된다. 그게 한두 번 들어가면 괜찮지만 평생을, 몇 년을 지속적인 일상을 보낸다면 그 공간의 위용에 자기 스스로를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행동이나 그것에 따라 성격도, 사고도 바뀐다”고 설명했다. ”
그는 “우리 대통령의 집무실, 회의실은 천장이 어마어마하게 높고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며 “당시 정통성이 없는 정권이었으니까, 그럴수록 건축에 기대는 경향이 역사적으로 항상 있다”는 해석도 했다.
승 건축가는 “봉건왕조의 허위의식을 빌려서 만든 게 청와대라서 거기에 거주하게 된 사람은 결국 그런 식의 허위적 위세를 갖고, 제가 여태까지 보면 청와대 사신 분들의 말로가 행복한 분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승 건축가는 “옮겨야 된다. 그것은 박물관으로 놔두고 대통령이 사는 위치를 우리가 평상시 사는 위치로 내려와야 한다”고 청와대 이전을 촉구했다. 어디를 추천하냐는 사회자의 말에 승 건축가는 “한강변이라도 좋다. 용산공원이라도 좋고 갈 데는 굉장히 많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집무 공간을 광화문으로 옮기려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를 포기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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