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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우크라 침공] "조국 부끄럽다" 러 최고 발레리나 볼쇼이 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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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에 '폭탄 투하'…다른 멤버도 탈단행렬

"사람 죽는 사실에 고통…세계적 재앙에 무심할 수 없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볼쇼이 발레단을 떠난 발레리나 올가 스미르노바(오른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러시아 최고 발레리나로 꼽히는 올가 스미르노바(30)가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볼쇼이 발레단을 탈퇴해 네덜란드 발레단으로 적을 옮겼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전날 성명을 내고 스미르노바의 합류 사실을 발표했다.

스미르노바는 오는 4월 초에 초연되는 고전 발레극 레이몬다를 통해 네덜란드 무대에 데뷔할 예정이다.

그는 2011년 입단 후 볼쇼이 발레단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2013년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스미르노바는 "러시아를 수치스러워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항상 문화·체육 분야서 성취를 냈던 재능 넘치는 러시아인을 자랑스럽게 여겨겼지만, 지금은 (침공) 전후를 가르는 어떤 선이 그어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세계적 재앙에서 무관심할 수 없다"며 "사람들이 죽고, 거처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조부가 우크라이나 사람인 스미르노바는 지난주에도 텔레그램을 통해 "온 마음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하며 브라질 출신 솔리스트 다비드 모타 소아레스, 이탈리아 출신 수석 무용수 자코포 티시도 볼쇼이 발레단을 탈단했다.

티시는 인스타그램에 "러시아의 결정은 모스크바에서 내 경력을 계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어떤 전쟁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썼다.

전쟁에 반대해 볼쇼이 발레단를 떠난 러시아 무용수는 스미르노바가 처음이다.

러시아 무용평론가 레일라 구흐마조바는 이런 결정을 두고 러시아 발레계에 '폭탄 투하'와 같다고 텔레그램에 적었다.

스미르노바처럼 파급력이 큰 대형스타가 표현의 자유를 위해 떠나면서 다른 무용수들에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무용수들이 볼쇼이 발레단을 떠난 이유는 대다수 더 나은 처우를 받기 위한 데 있었다.

앞서 볼쇼이 극장의 음악감독이자 수석 지휘자인 투간 소키에프도 지난 6일 사임했다.

2014년 볼쇼이 음악감독이 된 그는 "많은 사람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나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놨었다.

소키에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어떤 형태의 충돌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볼쇼이 극장은 1776년 건립된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 하우스로, 소속 발레단에 세계적 기량의 무용수가 모이면서 세계 유수의 문화 단체로 명성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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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볼쇼이 발레단을 떠난 발레리나 올가 스미르노바(오른쪽)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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