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필요할 땐 대통령 찾더니…부적절 언사 사과해야”
고민정·김승원·민형배 등 민주당 의원 15인 공동성명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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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의 ‘문재인 대통령 퇴임사 반성문 작성’ 발언을 놓고 민주당내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공개 사과를 촉구한 가운데, 채 위원은 “반성과 사과에는 특별한 금기가 없어야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채 위원은 17일 오후 연합뉴스TV에서 “열다섯 분이 성명서까지 낸 걸 보면서 이렇게까지 집단적으로 하시는 건 저도 좀 섭섭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선 패배는 당도 책임이 있고 또 정부도 책임이 있고 거기에는 대통령이나 또 후보나 모두가 책임을 조금씩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며 “그걸 조목조목 짚어주는 얘기를 해줘야, 용기 있게 얘기를 해야 더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게 당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열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과정을 거쳐 다시 하나가 돼야 제대로 된 당이 되어서 또 선거를 치러낼 수 있다”고 했다.
채 위원은 또 민주당 비판을 이어가며 쇄신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80%에 이르는 국민적 지지를 얻고 시작했는데 (지지율이) 꾸준히 빠지고 내로남불, 독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민주당이 기득권화됐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율이 55% 전후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서 민주당을 지지한 분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채 위원은 지난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인사 실패,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 마음을 잃은 것을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가장 큰 계기는 조국 사태”라고 말했다. 채 비대위원은 같은 날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5년간 ‘나쁜 정치’를 했다”며 “문 대통령이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도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채이배, 배재정, 김태진 위원, 윤 비대위원장, 이소영, 조응천 위원, 박성준 비서실장.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권지웅 위원은 화상을 통해 참석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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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5명은 입장문을 내고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며 “비대위원 언사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기 때문에 채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또 “5년의 국정 운영이 나쁜 정치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나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다. 채이배 위원을 즉각 내보내라”고 채 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채 위원을 사퇴시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에 어울리는 변명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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