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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 마리우폴 3주째 포위하고 집중포격…민간인 구조 난항 [러, 우크라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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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달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한 여성이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성의 뒤로 러시아군의 공격에 부서진 아파트 모습이 보인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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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항구도시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점령하고자 대대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시를 포위하고 집중 포격을 이어간 지 3주째다.

AP통신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마리우폴 시내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가용 가능한 모든 자산을 동원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의 수적 공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군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는 우리보다 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차지하고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교전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제철소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유럽에서 가장 큰 야금 공장 중 하나다.

곳곳에서 교전이 이어지면서 마리우폴 극장 건물 잔해에 갇힌 민간인 구조작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극장은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는데 폭격 당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대피해 있었다. 현지 당국자들에 따르면 공습 이후 이 극장에서 130여명이 구조됐다.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 담당관은 "붕괴된 극장 건물 내부에 아직 13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자 모두가 생존할 수 있기를 기도하지만, 아직 이들에 대한 소식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향해 집중 공세를 이어가는 건 이 도시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과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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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주민이 자신의 차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타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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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군사시설뿐 아니라 병원과 교회, 아파트 등 민간 시설도 무차별 폭격하고 있어 도시 전체가 초토화됐다.

마리우폴 당국에 따르면 개전 이후 지금까지 2500여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또 최근 5일간 4만여명의 시민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도시를 떠났다.

대피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수도 2만여명에 달한다. 지난 1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인도적 통로 개설에 합의해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피난이 시작되기 전까지 마리우폴에 남아 있던 민간인은 약 3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여성과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수천명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고 주장했으나, AP 등 외신은 주장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고전 중이지만, 러시아군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뒤 러시아군 장병 1만4400명이 사살됐다. 러시아군 군용기는 95대, 헬기는 115대, 장갑차는 1470대 등이 파괴됐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곳곳에서 저격수와 원격조종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군의 장성 4명 등 고위 장교 12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장교급을 노리는 군사정보팀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FP통신은 양국 간 교전으로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고자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주변에 설치한 기뢰의 고정 케이블이 폭풍으로 인해 끊겼다. 러시아군은 흑해 서부에 기뢰들이 떠다니고 있다며 보스포루스 해협과 지중해까지 기뢰가 흘러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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