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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네가 운전했다고 진술해라."
지난해 6월 형 A씨로부터 동생 B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9일 새벽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 경찰에 검거돼 기소된 상태였다. A씨는 이미 4차례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던 탓에 과중처벌을 피할 생각으로 동생 B씨를 끌어들였다.

열흘 뒤 B씨는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A씨 음주운전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음주운전) 사건 당일 새벽에 형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이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운전을 한 이유에 대해 묻자 "아마 핸드폰을 보면서 운전한 것 같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어 "평소에도 형의 차를 운전한 적이 있었는데 방 안에 차 키가 있는 것을 보고 차를 몰러 나갔다"고 설명했다.

사실 동생 B씨는 사건 당일 뿐만 아니라 사건 전후로도 해당 벤츠 승용차를 운전한 적이 없으며 자동차 열쇠를 가지고 있었던 적도 없었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남승민 판사는 지난달 10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4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여러 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음주운전을 해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 예상돼자 동생을 내세워 위증을 하게하는 등 사법질서를 혼란하게 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은 이후 음주운전 사건 항소심에서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음을 자백했고, 이 사건에서도 위증교사 혐의를 자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