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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발표에 후속 조치 마련에 분주한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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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서울 용산구 국방부 근처 도로에 20일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을 환영한다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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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방부도 후속 조치 마련에 분주해졌다. 윤 당선인이 ‘5월10일 입주’라는 ‘디 데이’를 제시함에 따라 한달 남짓 동안 4000여명의 영내 근무자들이 연쇄 이동을 해야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주요 당국자와 부서장들이 대부분 출근해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 검토와 이전 준비 세부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대통령실이 들어설 국방부 본관 근무자들부터 이달 안 이전 완료를 목표로 이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사무실 이전을 마치는 대로 본관은 4월 중에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대통령 취임일인 5월10일 전까지 대통령 집무실 입주 준비를 마무리해야 한다.

결국 시간이 문제다.

영내에 근무하는 한 영관급 장교는 이날 “위에서 결정한 대로 가라는 데로 가야되지 않겠나”면서도 “일반 살림집 이사도 아니고 군 통신망까지 옮겨야 해서 절차가 복잡한데 시간까지 촉박해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평시 야전에서 1개 대대(400∼500명)의 숙영지를 옮기는 데도 몇 달이 걸리는 데 4000여명이 한꺼번에 이사하는 데 따르는 혼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본관 건물이 사다리차를 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엘리베이터로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 이사업체는 20일 정도를 24시간 풀 가동해야 본관의 짐을 다 뺄 수 있다는 견적을 냈다고 전했다.

군 수뇌부의 거처와 근무지를 갑자기 옮기게 된 데 대한 당혹스러움도 감지된다. 윤 당선인이 머무는 관저로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사용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비대해진 국방부 조직을 정리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군 간부는 “국방부와 합참, 국직기관들이 너무 비대해졌다”면서 “국방부 조사본부나 시설단, 복지단, 군사법원 등은 굳이 국방부 영내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를 두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이 장기적 마스터플랜으로 이어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한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부터 남산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규모 공원화 및 시민 개방 계획, 세종이나 계룡대 등 국방부 이전 계획과 정책부처화를 연계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서 국민적 토론이 진행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역대 합동참모의장(합참의장)을 지낸 11명의 예비역 대장들은 전날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이전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에 전달했다. 제15대 합참의장 김종환(예비역 육군 대장) 등은 “청와대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은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을 초래해 정권 이양기의 안보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짧은 시간 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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