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일 청와대 이전 후보지 중 하나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청사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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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며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용산 이전설이 알려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부상했으나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20일 "국민과의 약속을 당선인이 지키겠다는 의지가 굉장했다"며 "반대여론은 직접 나서서 설득하겠다는 태도에서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폐쇄를 일찌감치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1월 27일 정치 분야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대통령실을 광화문 정부청사에 구축하고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핵심 측근 위주로 밀실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고 국민들과의 소통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윤 당선인은 "임기 첫날부터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국정을 시작하겠다. 늘 국민과 소통하며 일하겠다"며 당선 후 집무실 이전을 뒤로 미루지 않을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됨과 거의 동시에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청와대를 이전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의중이 강하다"며 대통령실 이전이 새 정부의 업무 최우선순위에 놓여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상이 막 시작된 시점이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굳어지는 듯했던 이전 장소에 변화가 생긴 것도 이때쯤이다. 정부서울청사 위치와 건물구조가 경호·보안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문제는 집무실 이전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찮았다는 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성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국민들 가운데서도 "코로나 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당선인이 쓸데없는 데 시간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무속신앙인의 조언을 듣고 무리하게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여론이 악화될 기미가 보이자 정치권에서는 "집무실 이전을 취임 이후 중장기과제로 검토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선인은 이 같은 반대와 우려를 정면돌파하는 방법을 택했다. 지난 18일 인수위원들이 직접 광화문 외교부청사와 용산 국방부청사를 방문했다. 주말인 19일에는 윤 당선인이 직접 국방부청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본 뒤 대변인을 통해 "다음날 오전 당선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20일 오전 11시 브리핑룸에 모습을 드러낸 윤 당선인은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용산 이전을 공표했다. 지난 10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받은 지 꼭 열흘 만이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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