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러시아의 침략을 피하고자 아이를 안고 기차로 이동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로이터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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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전쟁터 속 민간인들의 피해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엄마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폭발 사고에서 아이를 구해냈으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 올가(27)는 수도 키이우에서 폭발로부터 자신의 아기 빅토리아를 보호하던 중 파편에 중상을 입었다.
올가는 당시 빅토리아 위로 피가 덮이는 것을 보며 느낀 충격을 잊지 못한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올가는 "나는 머리를 다쳤고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며 "그 피가 아이 위로 흘렀다. 나는 그게 내 아이의 피인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올가의 남편 드미트로는 당시 폭발 소리를 듣고 뛰어가자 올가가 딸이 폭발물 파편에 베였다며 통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드미트로는 올가를 달래며 "올가, 이건 네 피야. 빅토리아의 피가 아니야"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키이우에서 최소 6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일부는 주택 건물을 향한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의 판단이다.
올가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상체를 가린 채 딸 빅토리아를 안고 있는 사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민간인들이 치러야 했던 대가에 대한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본인도 다쳤음에도 올가는 자신이 제때 일어난 덕분에 아기를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가는 "아기에게 밥을 먹이려고 일어났고, 따뜻하게 해주고자 담요를 덮어줬다"며 "그것이 아기를 살렸다"고 말했다.
올가는 이어 폭발 직후 드미트로가 뛰어올라 자신들을 감쌌다고 부연했다. 드미트로는 유리가 깨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며 "우리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던 가장 최악의 일"이라고 회상했다.
유엔인권사무소(OHCHR)에 따르면 전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902명 사망하고, 140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OHCHR은 민간인 사상자 대부분이 포격, 다연장로켓, 미사일, 공습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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