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일성은 '통합 원팀'…'비대위 쇄신론' 표심 막판 변수 관측
이광재 "대선패배 책임…출마는 도리가 아닌 듯" 불출마 선언
발언하는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21일 4선 안규백,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의 5파전으로 좁혀졌다.
앞서 박홍근·이원욱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안규백·김경협·박광온 의원은 선거를 사흘 앞둔 이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원조 친노(親盧) 인사인 이광재 의원은 막판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포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대통령 경선에 참여했다. 누구보다도 대통령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대선 패배 이후 첫 원내대표 선거에 제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듯싶다"고 적었다.
대선 패배로 조기에 치러지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계파 대리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측, 박홍근 의원은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측 인사다.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같은 정세균계,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 친문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계파전 세대결로 치러지면서 일각에서는 선거 막판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광온 대 박홍근' 2파전으로 압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계파간 물밑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박홍근 의원을 뽑으라"는 이 전 지사 극성 지지층의 문자메시지가 메일 수백∼수천 개씩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문자 차단 방법까지 공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호중 비대위' 논란 등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펼쳐진 당내 혼란상을 염두에 둔 듯 5명 후보의 출사표 일성은 대체로 '원팀'이었다.
"책임 공방이나 계파구도의 부활이 아닌 혁신과 통합의 단일대오"(김경협), "단합 위에서 반성하고 쇄신할 때"(박광온), "통합·단결로 강한 민주당"(이원욱) 등이다.
"옳다고 믿는 바를 강력하게 추진"(안규백), "정치보복 저지·개혁입법"(박홍근) 등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한 메시지도 동시에 부각됐다.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는 비대위 쇄신론 등 당내 노선 논쟁에 대한 입장과 아울러 새 정부와의 초기 관계 설정 등이 꼽힌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교황 선출방식을 차용한 형태로 진행돼 공식 후보 등록 절차는 없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각 의원이 지지 후보의 이름을 써내는 방식이라 물밑 여론이 더 중요하다는 점도 표심 쟁탈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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