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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침공] 러시아 규탄 안하는 인도에 호주 총리 "입장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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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와 화상 회담서 밝혀…'쿼드 내 불협화음' 막으려는 듯

연합뉴스

21일 화상 정상회담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인도 언론정보국 제공ㆍ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인도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르시 V. 슈링라 인도 외교부 차관은 이날 두 정상 간 화상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모리슨 총리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이슈와 관련한 인도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슈링라 차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폭력이 중단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유럽 내 충돌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주의를 흐트러뜨려서는 안 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슈링라 차관은 "모리슨 총리는 쿼드의 초점은 인도·태평양에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쿼드 회원국 가운데 인도만 유일하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지 않은 상황이 회원국 간 불협화음으로 비칠 조짐을 보이자 두 정상이 이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분위기로 읽힌다.

최근 미국, 일본, 호주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강력한 비난의 목소리를 냈고 제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서도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인명 손실과 관련해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인도는 이들 3개국과 달리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미국의 제재 압박 속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시작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1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회담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비난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모디 총리는 다만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 대신 중국을 겨냥해 "양국의 협력은 자유롭고 열린 그리고 폭넓은 인도·태평양을 위한 헌신을 반영한다"고만 말했다.

쿼드가 주창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인도 언론정보국 제공ㆍ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가 러시아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군사 관계 등을 토대로 수십 년간 이어온 '밀월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러시아는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하는 등 인도 국방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러 관계가 악화할 경우 러시아산 무기로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해야 하는 인도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도 인도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라이 라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는 최근 미 의회에서 "인도는 복잡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무기의 대부분을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다만, 희소식은 인도가 지난 몇 년간 무기 수입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인도 외 쿼드 회원국 간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인도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무역, 투자, 보건,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슈링라 차관은 "호주는 인도에 150억달러(약 18조2천억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호주는 이번 회담에 맞춰 인도에 9∼10세기 유물 29점도 반환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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