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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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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옛 경북도청 터에 ‘문화산업 허브’ 조성해 新한류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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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브로드웨이 탄생할까

국내 첫 시각예술 클러스트 등장

동아일보

현재 대구시청 별관으로 쓰고 있는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사와 부지. 대구시는 이곳 일대를 국내 문화산업의 허브로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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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현재 시청별관으로 사용되는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터를 ‘문화산업 허브’로 조성한다.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부지가 넓어서 활용할 가치가 높은 곳이다. 시는 이곳을 창의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신(新)한류를 이끄는 글로벌 문화예술 창조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케이팝 잇는 한국산 창작뮤지컬

시는 △창작뮤지컬 △근대시각예술 △문화예술융합을 핵심 사업 키워드로 정하고 이곳을 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복합문화공간)로 꾸미기로 했다. 그동안 숙원이었던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사업을 크게 확장한 것인데, 뮤지컬 창작과 제작 및 공연 전반을 아우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구를 창작뮤지컬의 중심지로 만들어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뮤지컬을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025년까지 약 3800억 원을 들여 연면적 9만2000m²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이곳에는 대형 뮤지컬을 상설 공연하는 1800석 규모의 대극장과 작품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600석 규모의 중극장, 융복합 쇼케이스(특별공연)를 여는 100∼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들어선다. 배우를 육성하고 창작을 총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인 뮤지컬창작센터와 뮤지컬 전시와 작품 영상화, 디지털화를 돕는 아카이브(기록보관소)도 만든다.

이상민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장은 “이곳에 뮤지컬 장르와 시장 특성, 고용 동향을 연구하는 국립뮤지컬진흥원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여러 곳에 흩어진 역량을 한곳에 모으면 창작 및 공연 인프라가 훨씬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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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공연 문화를 도시의 경쟁력으로 내세워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축적된 경험과 실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에는 뮤지컬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도시였지만 지금은 국내 유일의 글로벌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을 열고 있다. 2006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322개 작품을 선보였다. 이 기간 관람객을 포함한 참여 인원이 약 218만 명에 이른다. 매년 여름 대구 주요 공연장 10여 곳이 뮤지컬 축제 열기로 가득 찬다. 축제 동안 열리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창작 기반을 넓히고 뮤지컬 대중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중국 필리핀 카자흐스탄 등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이 참여해 116개 작품을 선보였다.

시는 한국산 창작뮤지컬이 케이팝을 잇는 신한류의 핵심 콘텐츠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뮤지컬은 지난해 국내 공연시장의 전체 매출의 7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향후 창작뮤지컬 콤플렉스 일대를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처럼 상시 공연과 문화예술 관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대구와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를 거쳐 유럽 투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 근대시각예술 콤플렉스로 시너지 극대화

시는 국립근대미술관으로 대표되는 근대시각예술 콤플렉스도 같은 공간에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대구는 평양과 함께 근대예술을 이끈 도시로 평가받는다. 중구 근대골목투어에서는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대구 출신 작가 현진건 백기만, 근대 음악의 기틀을 다진 박태준 현제명 권태호, 저명한 근대 미술가 서동진 이인성 이쾌대 등 대구와 관련 있는 문화예술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시는 도심 곳곳에 근대예술과 관련된 자료와 유물이 풍부한 만큼 이를 활용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2025년까지 총사업비 약 2900억 원을 투자해 지상 5층 규모의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전시 공간과 수장고, 작품 복원 및 보존, 연구가 가능한 회화연구보존센터도 설치한다. 첨단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시민 체험 공간과 야외 조각 공원도 만든다.

시는 이를 통해 대구간송미술관(고전)과 국립근대미술관, 대구미술관(현대)을 잇는 시각예술 클러스트(집적단지)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근대미술 100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미래 국가의 주요 문화유산이 될 작품의 수집과 연구 보존 기능을 담당할 전용 미술관 건립은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문화예술융합 콤플렉스도 조성한다. 유네스코 창의예술촌과 한류체험관, 다목적 공연장, 야외무대 등도 들어선다. 대구시는 2017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창의예술촌에서는 세계 창의도시들과 교류하는 축제뿐 아니라 국제뮤직페스티벌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및 국내 예술인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도 한다. 한류체험관은 국내 유명 스타와 국내외 팬들이 만나는 카페형 시설과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거나 콘서트를 관람하는 공간이 조성된다.

시는 22일 오후 권영진 대구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옛 경북도청 터 개발을 포함한 대선 공약 이행계획 보고회를 연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뮤지컬 산업을 육성하고 인프라 확충 사업을 뒷받침하는 진흥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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