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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부터 수도 키이우, 제2의 도시 하르키우와 함께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아조우해의 항구도시 마리우폴 함락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점령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방어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러시아군 역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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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집착하는 것은 크림반도와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기존 목표 이외에 전략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로 병합한 크림반도는 러시아 본토와 불과 다리 하나로 연결돼 있어 경제적·군사적으로 취약한 상태다. 러시아 영토라기에는 결속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언제라도 다시 넘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차지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돈바스와 육지로 연결되는 벨트가 완성되는 동시에 육지로 연결돼 '고립된 섬'을 벗어나게 된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외곽에서 친(親)러시아 반군 탱크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장악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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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우크라이나의 아조우해 연안을 모두 러시아가 통제할 수 있으며 나아가 흑해 해안 지역을 압박하는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 과거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루마니아, 불가리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군사 분석 전문가 저스틴 크럼프는 "마리우폴이 함락되면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등 남은 흑해변 항구도시들도 불안해진다"면서 "그렇게 되면 돈바스에서 몰도바의 친러시아 반군 근거지인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연결해 오랫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꿈꿔온 '노보로시야'(새로운러시아) 재건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가치도 큰 도시다. 밀과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들이 이 항구도시를 통해 중동 국가로 수출된다. 철강, 중소형 선박 건조 등 산업 중심지이기도 하다.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러시아가 마리우폴까지 장악하면 동부 전선에서 있는 우크라이나 주력 부대를 고립할 수 있다.
전략학국제연구소의 요한 미셸 분석가는 "마리우폴이 러시아에 넘어가면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펼친 병사들을 다른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굉장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마리우폴을 포위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항복'할 것을 지난 20일 요구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마리우폴 지역 당국에 21일 오전 5시(모스크바 시각 기준)까지 마리우폴을 러시아군에 넘기고 항복하라고 최후통첩했다.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인 미하일 미진체프는 "오전 5시 이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서면답변을 받기를 원한다"며 "무기를 내려놓는 이들은 마리우폴을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절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항복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 측에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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