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본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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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매각이 안갯속에 빠졌다. 쌍용차 상거래채권단이 법원에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달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다. 다음달 1일 쌍용차 인수를 놓고 서울회생법원에서 관계인 집회가 열리는데, 채권단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의견이 명백히 갈리고 있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쌍용차의 원만한 매각이 차기 정부 초기 중요과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상거래채권단은 전날 에디슨모터스·KCGI(강성부 펀드) 컨소시엄의 쌍용차 M&A를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344개 업체 중 258개 업체(채권액 기준 92.3%)가 서명한 에디슨모터스 인수 반대 동의서도 함께 제출했다.
채권단은 탄원서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쌍용차를 법정관리 체제로 유지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M&A 추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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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회생 계획안 반대 80%...부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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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이 문제삼는 것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낸 회생계획안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담보권(약 2320억 원) 및 조세채권(약 558억 원)은 관계 법령 및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하고, 회생채권(약 5470억 원)의 1.75%만 현금 변제, 98.25%는 출자전환 하게 된다. 출자 전환 후 지분은 에디슨모터스가 91%를 확보하게 된다.
채권단은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쌍용차를 단돈 3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데 회생채권은 물론 공익채권도 못 갚는 실정"이라며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이 얼마나 열악한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1.75% 변제율에 분노를 금치 못하며 (이것이)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인지, 이 돈을 받으려고 지금까지 고통을 감내한 것인지 정말 참담할 뿐"이라며 "채권단의 6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고, 가족까지 포함한 생계 인원은 30만명 이상"이라고 호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사 상황마다 다르긴 하지만 1%대 현금변제율은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라며 "채권단과 합의가 없다면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상거래 채권단뿐 아니라 또 다른 회생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도 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을 요청한 상황이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려면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쌍용차는 상거래채권단과 서울보증보험 등 회생채권자 80%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결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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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안 부결되면 경우의 수는...윤석열 정부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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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계획안이 다음달 1일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절차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일을 다시 잡고 그 사이에 채권단과 회사 사이에 합의점을 찾도록 할 수 있다. 다만 에디슨모터스와 채권단과의 의견 차이가 워낙 크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1%대 현금변제율을 제시한 반면 채권단은 50%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이 강제로 계획안을 인가할 수도 있다. 2009년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때에도 채권단은 회생계획안에 반대했지만 법원이 강제 인가를 통해 인수를 승인했다. 다만 당시는 현금변제율이 47%여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계획안과는 차이가 크다. 현재 계획안으로는 법원이 강제 인가를 하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게 업계 예상이다. 채권자들 역시 회생계획안이 이대로 인가된다면 쌍용차에 부품 납부를 거부하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강제 인가마저 여의치 않으면 쌍용차는 청산절차를 밟거나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다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채권자이고 쌍용차 임직원이 5000명에 육박하는 만큼 청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데에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4293억원으로 전년대비 17.7%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962억원, 2929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폭을 전년대비 줄이긴 했지만 적자상태를 이어가면서 전액 자본잠식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을 때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에디슨모터스를 제외하면 전기차·배터리 제조업체 이엘비엔티, 미국의 전기차 벤처기업 인디EV 뿐이다.
매각 절차도 오래걸렸다. 에디슨모터스가 관계인 집회를 열기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인수자를 다시 찾는다면 법정관리를 연장해야 하는데, 부담해야 할 비용도 그만큼 커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계획안은 일단 부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쌍용차 매각은 차기 정부로 공이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가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사실상 쌍용차만 남은 상황이라 쌍용차의 원만한 매각이 차기 정부의 중요한 숙제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에디슨모터스 측은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 등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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