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르노, 오샹, 르루아 메를랭 등 프랑스 대형기업의 러시아 철수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상원과 하원에서 화상으로 동시에 15분 동안 연설을 하면서 "러시아라는 전쟁 기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휴회 중 이례적으로 마련한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 지원을 호소하기보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기업들을 향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러시아에서 돈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물류에 어려움에 있다는 이유로 모스크바 인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생산을 재개했다.
대형 유통업체 오샹, 주거·원예용품 판매점 르루아 메를랭, 스포츠용품점 데카트롱 등을 거느린 뮐리에 가족연합(AFM)은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러시아에서 철수한 서방 기업과 달리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프랑스 하원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처참하게 파괴된 프랑스 북부 도시 베르됭을 언급하며 마리우폴 등에서 빚어지고 있는 이번 전쟁의 참상을 프랑스인들에게 상기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주거지역, 병원, 학교, 대학을 파괴하면서 표적을 구분하지 않는다"며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자유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도움과 지원이 절실하다며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일 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가능하도록 흔치 않지만 역사적인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의원들은 여느 때처럼 카키색 반소매 셔츠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기 전 희생자들을 기리며 1분간 묵념했고, 연설을 전후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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