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지난해 11월 “이번이 마지막”이라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에서 하범만 육군 준장에게 삼정검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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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이달 말 준장 진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삼정검(三精劍) 수여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50여일 남겨둔 시점으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둘러싼 신구 권력 갈등 속 ‘국군 통수권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진급한 준장 진급자들을 오는 31일쯤 청와대로 초청해 삼정검 수여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검 수여식은 군(軍)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장성 진급자에게 ‘육·해·공군 및 해병대 전군이 하나가 돼 호국과 통일, 번영의 정신을 달성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다’는 각오와 의지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거행하는 전통이다.
대통령이 첫 장성 진급자에게 삼정검을 주는 행사는 이번 정부에서 처음 생겼다. 이전 대통령들은 중장 진급자에게만 삼정검에 수치(끈으로 된 깃발)를 달아줬고, 준장 진급자는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 서명이 새겨진 삼정검을 받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군 사기 진작 차원에서 준장 진급자에게도 대통령이 직접 삼정검을 수여해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삼정검 수여식은 통상 매년 1월 진행됐다. 다만 지난해는 청와대 내부 공사 등을 이유로 시기가 11월 16일(76명 대상)로 늦춰졌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당시 페이스북에서 “아마도 재임기간 중 대통령께서 직접 수여하시는 마지막 삼정검 수여식이 아닐까 싶다”며 “다음 삼정검 수여식은 새 대통령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달말 삼정검 수여식이 열린다면 약 넉 달만에 다시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임기 50여일을 앞두고 삼정검 수여식을 여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불거진 신구권력 간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산 이전을 반대하며 ‘안보 불안’을 명분으로 내세운 청와대가 군 통수권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안보에 조그마한 불안 요인도 있어선 안 된다”며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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