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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신구권력 충돌, 인수위 업무보고까지 파행…조건없는 대화 촉구한 文대통령 발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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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인사 두고 갈등 격화

전날 한은총재 놓고 진실공방

文, 尹과 회동 촉구

김은혜 "국민 걱정 않도록 노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나주석 기자] 정권교체기 신구권력 교체 과정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이어 한국은행 총재 인사 파문, 인수위원회가 법무부 현안보고를 돌려보내는 사상초유의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진 결과다. 감사원의 위원 선임 문제가 갈등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수습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직접 판단해달라"며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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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들이 24일 문제를 삼은 건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기자간담회였다.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수위는 법무부를 상대로 ‘입장 재검토’를 요구한 상태다.

일단 인수위는 이번 업무보고 유예 결정과 관련해 "윤 당선인의 의지는 아니다"고 밝혔지만 이 사안 역시 현재 권력인 문재인 대통령과 차기 권력인 윤 당선인 사이의 권력 충돌 양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관례적으로 만나왔던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조차 기약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지난 21일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문 대통령이 촉박한 일정과 안보공백 문제를 들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 이어, 전날에는 한은 총재 인사를 두고 양측은 진실공방을 벌였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무부는 당혹스러운 기색이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이 "법무부 업무보고가 예정대로 진행되냐"는 물음에는 "저쪽(인수위)에 한번 알아봐라. 변수가 있는 거 같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공식 입장 낼 건지에 대해서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박 장관의 의중을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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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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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갈등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감사원 감사위원 인선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회동 문제에는 감사위원 임명 문제가 있다"며 "청와대는 한 명을 자기쪽 사람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감사위원 인사가 청와대와 인수위 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오른 것은 감사원의 의사결정 기구인 감사위원회의 인적 구성 때문이다. 감사위는 총 7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며, 이 중 두 자리가 공석이다.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는 5명 중 3명은 문 정부 측 성향이 강한 인물로 분류되며 청와대가 한 명만 더 임명하면 감사위원회 구성은 4대 3으로 문 정부 측에 유리하게 기울게 된다. 인수위는 이렇게 되면 문 정부의 부패, 비리 적발 등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현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과 대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인수위 측이 나머지 2명 감사위원 인사를 하겠다는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가) 선의로 인사에 대한 협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인수위는) 자기들의 권리나 권한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며 "생떼를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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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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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원칙적으로 차기정부와 다년간 있을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조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 조건 없는 회담을 촉구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갈등상황과 관련해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잘 안다"며 "걱정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번 주 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할 방침이다. 시 주석 입장에선 당선인 신분의 국가지도자와 전화 통화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관행을 깬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에 아키바토루 주한 이스라엘대사를 접견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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