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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미-러, 우크라 침공후 대화 단절…"확전 우려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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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에 반복적으로 대화 시도했지만 매번 거부 당해

세계2대 핵보유국 소통 '뚝'…확전 우려·위기감 고조

"전장엔 어린 장병들뿐…작은행동이 오해부를수 있어"

"상황 설명 없으면 잘못된 정보 기인한 오판 가능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은 러시아 측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매번 거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소한 실수만으로도 핵무기 보유국 간 전면전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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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복적으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매번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갈등 해소를 위한 별도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과 밀리 의장의 전화통화 시도 사실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 국경 인근에서 작전을 수행한 이후, 미군이 발트해 상공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공습작전을 진행하는 동안 이뤄졌다.

군 고위 공직자뿐 아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분쟁 시작 이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대화를 시도한 적이 없다.

양국 간의 소통 단절은 자칫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거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계 2대 핵보유국인 두 국가가 서로의 군사 동향을 파악하지 못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오판이나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9~2013년 나토 연합군 최고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전장에선 매우 젊은 장병들이 제트기를 타고 군함을 운용하고 전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노련한 외교관이 아니다. 작전 열기 속에 보이는 행보가 오해받을 수 있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위 지도자들은 서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랜드연구소의 사무엘 쳐랩 선임 정치학자도 “전술적 사고방지, 전략적 참여와 관련해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로의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이해시키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최악의 가정이 최악의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가 초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전쟁이 두 달째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에서 군사적 움직임을 확대하려는 전략 변화가 감지돼 더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군 항공기를 우크라이나 영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다르다.

미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군은 나토 국경 인근에서 공격을 지속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공군도 같은 지역에서 계속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지금은 위험 수위가 분명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스타브리디스는 “나토와 러시아는 몽유병처럼 (자각하지 못하고) 전쟁으로 치닫는 시나리오를 피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러시아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을 가로질러 미군 사령부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는 잠재적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돌이킬 수 없는 확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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