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첫 회동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직접 판단하라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사실상 '윤핵관'으로 불리는 측근들을 저격한 발언으로 보이죠. 당선인 측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인사권은 당선인의 뜻을 존중하는 게 상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정말 넘어야 할 산이 상당히 높아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을 뉴스픽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직접 판단하라" > 대통령과 당선인, 신·구 권력간의 충돌이 말 그대로 점입가경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등판했고요. 윤석열 당선인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참모회의에서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회동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씀했습니다. '답답해서 한 말씀 더 드립니다.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합니까.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회담이 아니다. 덕담을 나누는 자리에 협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현 사태를 바라보는 '답답한' 심경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이 문장에 담겼습니다. 조언일지, 저격일지. 회동이 헛바퀴만 도는 이유는 당선인이 주위의 말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 아니냐 지적한 거죠. 사실상 '윤핵관' 문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중요 부분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된다고 그런다면 굳이 만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어요? 역사상 모든 물러나는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첫 번째 일에 이렇게 딴지를 건 적이 없다니까요. (새로 대통령 되시는 분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으시겠어요?) 왜 그 협조를 못 합니까?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지금 원인 제공을 했기 때문에 못 만나는 거죠. 우리는 만나려고 노력을 했죠.]
문 대통령은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소위 '윤핵관'들이 인사와 사면, 집무실 이전 문제를 증폭시키면서 당선인과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선, 현재의 대치 국면에 대한 책임을 당선인 측으로 넘기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갈등의 뇌관으로 꼽히는 인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현재 청와대가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이라며, 그것이야 말로 '상식'과 '순리'라는 겁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음성대역) :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저희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입니다.]
어제였죠.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이창용 IMF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습니다. "총재 직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석열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 입장은 달랐죠.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 청와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청와대는 한은 총재 인사를 당선인을 향한 '선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선인 측도 (이창용 후보자를) 부인하지 않았고, 이를 계기로 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러운 심경"이라는 겁니다. 진실공방을 할 생각은 없지만, "그동안 협의 내용을 다 공개하겠다"며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값싼 자리가 아니잖아요. 국가의 경제정책의 틀을 정하는 것인데. 전화해서 '사람 괜찮은 사람인데요' 그러면 협의 끝, 이게 말이 되겠습니까? (청와대 측에서는 '다 공개하겠다' 이런 말까지 어제 나왔습니다.) 거꾸로 다 공개하겠다고 그러던데 우리 당선인 측에서는요.]
공개할 테면 하라, 우리도 하겠다. 오히려 갈등 봉합을 더 어렵게 만든 상황이 됐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청와대가 6월 지방 선거를 고려해, 소위 '문-윤 갈등'을 계속 키우고 있다는 의심도 하고 있는데요.
윤석열 당선인,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 마련된 '프레스 다방'을 찾았습니다. 임시로 설치된 기자실 같은 공간이죠. 꼬여도 한참 꼬인 이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건지 물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다년간 일해야 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 하는 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사 문제가 조금 조율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도 어려울 것이다…) 회동 문제는 또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니겠어요? 기자분들하고 차 한잔하려고 왔더니… 가벼운 얘기를 좀 하지요.]
< 돌아온 박근혜 > 지난해 말 사면된 전직대통령 박근혜 씨가 오늘 아침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병원 앞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미소를 띈 채 특유의 올림머리를 한 박근혜 씨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대통령님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이 됐고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탄핵을 겪은 유일한 전직 대통령이죠. 일부 지지자들은 "보고 싶었다"며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병원 앞엔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기춘 전 비서실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조윤선 전 장관 등 전직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고요. '친박 실세'로 꼽혔던 윤상현, 김재원, 박대출 등 국민의힘 전 현직 의원들도 보입니다.
다음 장소는 서울 현충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고요. 곧이어 사저가 마련된 대구 달성군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현장에는 수천 명 대의 지지자가 운집했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달성군은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18대까지 4선 의원을 지낸 정치적 고향입니다. 대통령의 딸로 시작해 일평생을 '정치'와 함께한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습니다. 그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인재들이 저희 고향인 대구의 도약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합니다.]
다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죠. 자, 인사말을 하는 도중 한 남성이 술병을 던지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남성은 가슴에 '인민혁명당'이라는 글귀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디어냈습니다.]
액체가 든 소주병이 날라오자, 곧바로 "엄호해!"라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들이 모듭니다. 약 1분간의 상황 정리 후 다시 모습을 드러냈죠. '괜찮냐'는 질문엔 웃으며 "이야기가 끊겨서.."라고만 말했습니다. 병을 던진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축하 난을 보냈습니다. 김한규 정무비서관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죠. 박근혜 씨는 문 대통령에게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는 말을 전해 왔다고 합니다.
차기 대통령 윤 당선인과의 관계설정도 관심이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조만간 사저를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건강이 회복되어서 이제 사저로 가시게 돼서 아주 다행이고. 저도 내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 번 찾아뵐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영하/변호사 : 저희한테 직접적으로 연락받은 적은 없습니다. 만약에 연락이 오면 그 문제에 대해선 제가 답해드릴 것은 아니고 아마 (박근혜) 대통령께서 결정을 하시면…]
윤 당선인은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초청 여부에 대해서도 "원래 전직 대통령들이 오시게 돼 있지 않느냐"며 "초청은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역시 "당연한 검토 대상이고, 깊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3주 연속 세계 1위 > 안타깝게도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수는 3주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는데요. 오늘 확진자는 40만 명에 육박했고, 위중증 환자는 17일 연속 1천 명 대, 사망자는 또다시 역대 최다를 경신했습니다.
[이상원/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 : 금일 사망자는 470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일일 사망자로는 가장 많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1만 3,902명으로 치명률은 0.13%입니다.]
한편 만5세에서 11세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 예약이 오늘부터 시작됐는데요. 화이자 백신입니다. 보호자 또는 법정대리인 동반이 반드시 필요하고,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어린이들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강원 '낙하산'랜드? > 강원랜드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처남을 비상임이사로 내정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정 전 총리 비서실에서 공보실장을 지낸 김영수 씨가 강원랜드 상임이사가 된 지 1년도 안 됐는데요. 현직에 있는 강원랜드 상임이사 4명 모두 민주당 관련 인사입니다. 강원랜드 내부에선 정권 말 낙하산 인사, 알박기 인사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원랜드 관계자/(JTBC '뉴스룸' / 어제) : 항상 그렇게 바뀌어 왔다는 것이 너무 당연하듯이 받아들일 정도로 너무 심하다. 그리고 거의 뭐 포기죠, 포기.]
여권 내부에서도 실망스럽단 반응이 나오는데요.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 철쭉 울타리 >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의 서저로 갑니다. 이 사저의 경호 및 조경 시설을 만드는 데 3억 3591만 원이 들 예정인데요. 산철쭉 1480그루, 조팝나무 640그루, 영산홍 400그루, 피라칸시스 320주 등 각종 조경용 수목이 수 천 여주 심어집니다. 경호처 관계자는 "높은 담장이 주변과 어울리지 않아, 경호 보완용 가림막으로 수목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저는 이달 말쯤 준공될 예정입니다.
목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 꼽아보죠. 뉴스픽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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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첫 회동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직접 판단하라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사실상 '윤핵관'으로 불리는 측근들을 저격한 발언으로 보이죠. 당선인 측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인사권은 당선인의 뜻을 존중하는 게 상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정말 넘어야 할 산이 상당히 높아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을 뉴스픽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직접 판단하라" > 대통령과 당선인, 신·구 권력간의 충돌이 말 그대로 점입가경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등판했고요. 윤석열 당선인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참모회의에서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회동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씀했습니다. '답답해서 한 말씀 더 드립니다.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합니까.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회담이 아니다. 덕담을 나누는 자리에 협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현 사태를 바라보는 '답답한' 심경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핵심은 이 문장에 담겼습니다. 조언일지, 저격일지. 회동이 헛바퀴만 도는 이유는 당선인이 주위의 말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 아니냐 지적한 거죠. 사실상 '윤핵관' 문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중요 부분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된다고 그런다면 굳이 만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어요? 역사상 모든 물러나는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첫 번째 일에 이렇게 딴지를 건 적이 없다니까요. (새로 대통령 되시는 분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으시겠어요?) 왜 그 협조를 못 합니까?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지금 원인 제공을 했기 때문에 못 만나는 거죠. 우리는 만나려고 노력을 했죠.]
문 대통령은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소위 '윤핵관'들이 인사와 사면, 집무실 이전 문제를 증폭시키면서 당선인과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선, 현재의 대치 국면에 대한 책임을 당선인 측으로 넘기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음성대역) : 윤석열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아울러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갈등의 뇌관으로 꼽히는 인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현재 청와대가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이라며, 그것이야 말로 '상식'과 '순리'라는 겁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음성대역) :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저희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입니다.]
어제였죠.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이창용 IMF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습니다. "총재 직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석열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 입장은 달랐죠.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 청와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장제원/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어제) : 발표하기 한 10분 전에 전화 와 가지고 '발표하겠다'라고 해서 웃었죠. 아니 무슨 소리냐. 일방적으로 발표하시려면, 그건 뭐 마음이니까 마음대로 하시라. 근데 저희들은 뭐 그런 분 추천하거나 협의하거나 동의하지 못하는 인사다… (인선에 대해는 그러면 당선인의 반응도…) 허허허 웃으시죠. 제가 인사권자가 아니잖아요. 인사권자의 결재도 안 받았는데 뭘 추천합니까.]
청와대는 한은 총재 인사를 당선인을 향한 '선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선인 측도 (이창용 후보자를) 부인하지 않았고, 이를 계기로 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러운 심경"이라는 겁니다. 진실공방을 할 생각은 없지만, "그동안 협의 내용을 다 공개하겠다"며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값싼 자리가 아니잖아요. 국가의 경제정책의 틀을 정하는 것인데. 전화해서 '사람 괜찮은 사람인데요' 그러면 협의 끝, 이게 말이 되겠습니까? (청와대 측에서는 '다 공개하겠다' 이런 말까지 어제 나왔습니다.) 거꾸로 다 공개하겠다고 그러던데 우리 당선인 측에서는요.]
공개할 테면 하라, 우리도 하겠다. 오히려 갈등 봉합을 더 어렵게 만든 상황이 됐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청와대가 6월 지방 선거를 고려해, 소위 '문-윤 갈등'을 계속 키우고 있다는 의심도 하고 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물어볼 겁니다, 직접적으로. 아니, 이게 6월 1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신 정부와 일부러 여러 쟁점 사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 뭔가 목적을 가지고 태클을 거는 것 아니냐는 의심…]
윤석열 당선인,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 마련된 '프레스 다방'을 찾았습니다. 임시로 설치된 기자실 같은 공간이죠. 꼬여도 한참 꼬인 이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건지 물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다년간 일해야 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 하는 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사 문제가 조금 조율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도 어려울 것이다…) 회동 문제는 또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니겠어요? 기자분들하고 차 한잔하려고 왔더니… 가벼운 얘기를 좀 하지요.]
< 돌아온 박근혜 > 지난해 말 사면된 전직대통령 박근혜 씨가 오늘 아침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병원 앞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미소를 띈 채 특유의 올림머리를 한 박근혜 씨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대통령님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이 됐고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탄핵을 겪은 유일한 전직 대통령이죠. 일부 지지자들은 "보고 싶었다"며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병원 앞엔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기춘 전 비서실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조윤선 전 장관 등 전직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고요. '친박 실세'로 꼽혔던 윤상현, 김재원, 박대출 등 국민의힘 전 현직 의원들도 보입니다.
다음 장소는 서울 현충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고요. 곧이어 사저가 마련된 대구 달성군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현장에는 수천 명 대의 지지자가 운집했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달성군은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18대까지 4선 의원을 지낸 정치적 고향입니다. 대통령의 딸로 시작해 일평생을 '정치'와 함께한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습니다. 그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인재들이 저희 고향인 대구의 도약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합니다.]
다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죠. 자, 인사말을 하는 도중 한 남성이 술병을 던지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남성은 가슴에 '인민혁명당'이라는 글귀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박근혜/전직 대통령 :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디어냈습니다.]
액체가 든 소주병이 날라오자, 곧바로 "엄호해!"라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들이 모듭니다. 약 1분간의 상황 정리 후 다시 모습을 드러냈죠. '괜찮냐'는 질문엔 웃으며 "이야기가 끊겨서.."라고만 말했습니다. 병을 던진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축하 난을 보냈습니다. 김한규 정무비서관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죠. 박근혜 씨는 문 대통령에게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는 말을 전해 왔다고 합니다.
차기 대통령 윤 당선인과의 관계설정도 관심이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조만간 사저를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건강이 회복되어서 이제 사저로 가시게 돼서 아주 다행이고. 저도 내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 번 찾아뵐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영하/변호사 : 저희한테 직접적으로 연락받은 적은 없습니다. 만약에 연락이 오면 그 문제에 대해선 제가 답해드릴 것은 아니고 아마 (박근혜) 대통령께서 결정을 하시면…]
윤 당선인은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초청 여부에 대해서도 "원래 전직 대통령들이 오시게 돼 있지 않느냐"며 "초청은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역시 "당연한 검토 대상이고, 깊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3주 연속 세계 1위 > 안타깝게도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수는 3주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는데요. 오늘 확진자는 40만 명에 육박했고, 위중증 환자는 17일 연속 1천 명 대, 사망자는 또다시 역대 최다를 경신했습니다.
[이상원/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 : 금일 사망자는 470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일일 사망자로는 가장 많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1만 3,902명으로 치명률은 0.13%입니다.]
한편 만5세에서 11세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 예약이 오늘부터 시작됐는데요. 화이자 백신입니다. 보호자 또는 법정대리인 동반이 반드시 필요하고,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어린이들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강원 '낙하산'랜드? > 강원랜드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처남을 비상임이사로 내정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정 전 총리 비서실에서 공보실장을 지낸 김영수 씨가 강원랜드 상임이사가 된 지 1년도 안 됐는데요. 현직에 있는 강원랜드 상임이사 4명 모두 민주당 관련 인사입니다. 강원랜드 내부에선 정권 말 낙하산 인사, 알박기 인사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원랜드 관계자/(JTBC '뉴스룸' / 어제) : 항상 그렇게 바뀌어 왔다는 것이 너무 당연하듯이 받아들일 정도로 너무 심하다. 그리고 거의 뭐 포기죠, 포기.]
여권 내부에서도 실망스럽단 반응이 나오는데요.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 철쭉 울타리 >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의 서저로 갑니다. 이 사저의 경호 및 조경 시설을 만드는 데 3억 3591만 원이 들 예정인데요. 산철쭉 1480그루, 조팝나무 640그루, 영산홍 400그루, 피라칸시스 320주 등 각종 조경용 수목이 수 천 여주 심어집니다. 경호처 관계자는 "높은 담장이 주변과 어울리지 않아, 경호 보완용 가림막으로 수목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저는 이달 말쯤 준공될 예정입니다.
목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 꼽아보죠. 뉴스픽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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