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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전쟁범죄자" "도살자"라는 표현에 이어 이번에는 '정권교체'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지난 26일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이던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그야 말로 이 사람이 더는 권력을 유지해선 안된다"(For God's sake, this man cannot remain in power)라는 9개 단어의 발언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는 원고에도 없던 즉석 발언으로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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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폴란드로 온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만난 후에는 푸틴 대통령에게 '도살자'라고 했다.
지난 17일에는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는 단어를 쓰며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16일에는 '전쟁 범죄자'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의 단일 대오를 유지하려는 의도적인 발언이라는 분석과 격앙된 나머지 말실수가 나왔다는 의견이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의 찰스 쿱찬은 뉴욕타임스(NYT)에 "유럽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는 푸틴을 향한 것"이라며 "계속 싸우자는 것은 우크라이나인, 침착함을 유지하자는 메시지는 유럽인들을 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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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권력을 유지해선 안된다'는 발언 직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대한 폭격 사실을 보고받은 후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백악관은 대통령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7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하거나 침략을 할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어떤 정권교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줄리앤 스미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도 CNN방송에 나와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난 후 인간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의도적 발언이라기 보다는 실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와 관련 "그것은 바이든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오직 러시아 연방 국민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을 멈춰 세우려면 '단어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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