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규제당국서 2번 경고…"완전 폐간 막기위한 조치"
러,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 '외국대행기관'으로 지정
지난해 인터뷰하는 드미트리 무라토프 편집장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이끄는 러시아 독립언론이 규제 당국의 경고에 운영을 중단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유력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끝날 때까지 온라인·소셜미디어·인쇄물을 통한 뉴스 발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라토프는 성명에서 "이는 존경받는 매체를 완전한 폐간에서 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도, 여러분에게도 이것은 끔찍하고 어려운 결정"이라면서도 "우리는 서로를 위해 우리를 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라토프는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인 로스콤나드조르로부터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언론 매체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1년 안에 두 번 경고를 받으면, 법원이 폐쇄를 명령할 수 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했으며, 1995년부터 현재까지 편집장을 맡고 있다.
그는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왔으며, 독재에 맞선 노고를 인정받아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노바야 가제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폭격했다"는 머리기사를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전쟁의 참상을 보도해왔다.
무라토프는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도우려 자신이 받은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한편,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무부는 이날 외국대행기관(Foreign Agent)의 기능을 수행하는 외국 매체 명단에 독일 공영방송인 도이체벨레를 추가했다.
지난 2012년 채택된 러시아의 외국대행기관법은 외국의 자금지원을 받아 러시아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 언론매체, 개인, 비등록 사회단체 등에 자신의 지위를 법무부에 등록하고, 정기적으로 활동 자금 명세 등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자체 발행하는 모든 간행물에는 외국대행기관임을 명시해야 한다.
일각에선 '외국대행기관'이란 명칭 자체가 '외국 스파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활동에도 여러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해당 법이 NGO나 야권 단체 등의 정부 비판이나 인권보호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4일 도이체 벨레의 러시아 내 방송 송출을 금지하고, 러시아 지국의 모든 직원에 대한 취재 허가를 취소했다.
이는 독일 방송 규제 당국인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미디어청(MABB)이 러시아 국영 방송인 RT의 독일 내 방송 송출을 금지한 데 대한 보복 조치였다.
'도이체 벨레' 본사 |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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