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제2의 n번방 막는다"…서울시,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개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긴급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동행, 심리치료 등 피해자 원스톱 통합 지원

영상물 등 삭제지원 시작…경찰청 추적시스템 연계, AI 딥러닝 기술 지자체 첫 개발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서울시가 제2, 제3의 n번방 피해를 막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통합 지원하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29일 개관했다. 피해자들이 이곳저곳을 헤매지 않고 긴급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동행, 법률·소송지원, 삭제지원, 심리치료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2년이 지났지만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2020년 전국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발생은 9549건으로 이중 서울시가 26%(2532건)를 차지하고 있고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 또한 2020년 444건으로 2019년 대비 103%(218건) 증가했다.

서울시는 공공기관인 서울여성가족재단에 위탁 운영해 공공성을 확보함으로써 영상물 삭제까지 처음으로 지원해 지원의 연속성·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물·사진 등에 대한 삭제지원은 그동안 피해자들이 가장 필요로 했던 지원이다.

아울러 시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개발·운영 중인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을 공동 활용해 피해 영상물을 신속하게 삭제·지원할 계획이다. 피해게시물 유포 현황을 찾기 위해서는 삭제지원 전담인력이 온라인상 피해영상물을 직접 검색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으나,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 삭제지원이 훨씬 신속하게 이뤄어질 전망이다.

또한 전국 지자체 최초로 AI(인공지능) 딥러닝을 활용해 피해 영상물을 삭제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AI가 피해 영상물을 학습함으로써 불법 성인사이트 뿐만 아니라 SNS 등 인터넷 전체에 유포된 영상물을 빠르게 식별하고 효율적으로 삭제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과 병행 사용해 날로 지능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다.

피해자 지원도 강화된다. 시는 피해자들이 24시간 신고·긴급 상담이 가능하도록 상담 전용 직통번호’를 신규로 개설했다. 또한 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통한 긴급 상담 창구도 운영한다. 피해 신고 시 경찰 수사 동행 및 부모상담, 심리치료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과의 협업을 통해 운영 중인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연계를 통한 지원도 강화한다. 시는 기존에 운영했던 지지동반자 사업을 센터에서 운영해 전용차량(2대)을 통해 피해자 경찰 수사동행, 법률·소송 지원을 강화한다. 센터 개관 후에는 ‘디지털 성범죄 전담 법률지원단 및 심리치료단’ 100인을 발족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법률·소송지원(1건 165만원) 및 심리치료 비용(1회 10만원, 10회)을 무료로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및 ‘아동·청소년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 예방 프로그램’도 센터에서 운영한다. 예방 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아동·청소년 가해자 상담사업도 추진한다. 서울여성가족재단 내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는 상담팀, 삭제팀, 예방팀 등 3개팀 13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한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오세훈 시장은 최관호 서울경찰청장, 시민, 디지털 성범죄 관련 전문가, 유관기관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서 현판식을 갖고 시설을 둘러보고 시민, 피해자 대리인,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개관기념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감시단 오주영씨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 아동·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앞으로 서울시 센터가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는데 그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우리 사회에 n번방 사건이 알려진 지 2년이 흘렀지만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아동·청소년들은 범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고, 피해를 입고 난 후에도 적절한 대응방안을 몰라 더욱 고통받고 있다”며 “서울시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통해 예방에서부터 삭제지원, 심리치료 등 사후지원까지 피해자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