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우크라 침공] 서방언론, "시신이 움직여" 러 학살연출설에 거짓 판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BBC, 느린 영상분석 결과 '상왜곡 착시' 판단

"사후경직 없다" 러 주장도 법의학자 '속단 어렵다' 진단

연합뉴스

화면 오른쪽 하단의 시신의 팔이 움직였다며 러시아 측이 조작 증거로 내세우는 영상 [캐나다 주재 러시아대사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가 자국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주장을 부인하며 진실 공방으로 몰고 가려는 가운데, 서방매체 BBC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 측이 근거로 든 영상은 착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도시 부차에서 철수한 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측이 고의로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비판하는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연출한 것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친러시아 성향 소셜미디어 계정 등이 '연출' 증거로 내세우는 영상 가운데 하나는 부차의 도로에서 한 차량이 촬영한 영상이다. 이 영상을 느린 속도로 재생하면 거리에 누워있는 시신의 오른쪽 팔이 움직이는 장면이 보인다는 것이다.

캐나다 주재 러시아대사관도 이 영상을 인용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조작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BC는 영상 분석 결과 차량 앞 유리에 묻은 얼룩이 시신 장면에 겹쳐지면서 팔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켰다고 반박했다.

친러 계정들은 이 외에도 차량에서 촬영한 다른 영상을 보면 시신이 일어나 앉는 장면이 사이드미러에 찍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BBC는 이 역시도 사이드미러에 비친 상이 왜곡된 데 따른 것이며 시신뿐만 아니라 가옥 등 주변의 다른 장면들도 비슷한 형태라고 밝혔다.

BBC는 그러면서 2일 이들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온 다음 날 게티이미지와 AFP 통신 등이 촬영한 고화질 사진에도 해당 시신이 그대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차 거리의 우크라이나군 장갑차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측은 자국군 철수 며칠 후 촬영된 영상에서 시신의 사후경직 현상이 목격되지 않는 점도 조작 근거로 들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하는 시신 이미지를 보면 최소 나흘이 지난 뒤에도 경직되지 않았고, 시신에서 목격되는 얼룩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BBC는 "(나흘이 지나면 사후경직이) 보통 진정된다"는 한 법의학자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총기 공격으로 사망한 경우 총기 종류나 거리 등에 따라 시신 상태가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혈액이 옷에 흡수됐거나 누운 자세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으며, 사진 한 장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에서 민간인 대상 폭력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반하는 주민 증언이 다수라고 BBC는 소개했다.

또 러시아군 철수 때는 안 보이던 시신들이 우크라이나군 진입 후 목격됐다는 러시아 국방부 주장과 관련, BBC는 우크라이나군 진입 전 AFP 등이 촬영한 영상에도 시신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