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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쌍용차 테마에 들썩이는 쌍방울株… 투자업계 “인수할 돈도, 경영정상화 능력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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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쌍방울(102280)그룹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서는 인수 자체가 현실성이 없고 인수를 한다고 해도 쌍용차가 흑자 전환하기 위해서는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회사측 발표만 믿고 쌍방울과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쌍방울이 쌍용차가 보유한 2800억원 상당의 토지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조선비즈

1일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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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광림(014200) 주가는 4560원이다. 이는 지난달 31일보다 68.89%(1860원) 오른 수준이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광림은 쌍방울그룹의 계열사로 특장차 제조 회사다. 또 다른 계열사인 아이오케이(078860)도 지난달 31일 1235원이던 주가가 4일 2085원까지 상승하면서 68.83%(850원) 급등했고, 나노스(151910)(68.58%‧2685원), 비비안(002070)(68.43%‧1875원), 쌍방울(102280)(67.95%‧530원)의 주가도 모두 3거래일 동안 70%가까이 급등했다.

쌍방울과 계열사들의 주가가 단기간 빠르게 오른 것은 쌍방울이 지난달 29일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히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그룹 특장차 제조 회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회사 아이오케이, 광학부품 제조사 나노스 등이 함께 쌍용차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광림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주가 급등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쌍용차가 수년간 적자가 누적된 기업이라 당장 인수한다고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고 쌍방울 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자금도 없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26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2819억원), 2020년(4493억원) 등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가 누적된 상태다.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이 회사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는 쌍용차의 누적된 빚을 갚고 새 차종을 개발해 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정도의 자금이 있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쌍방울그룹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연결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쌍방울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 유동자산은 2712억9200만원이다. 또 매도가 가능한 금융자산 등 비유동자산을 모두 포함해도 자산은 3956억4400만원에 불과하다. 이익잉여금 등 자본의 총액도 2283억1300만원에 그친다. 쌍용차를 인수하기에는 자금력이 크게 부족한 셈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실제 쌍용차를 인수할 능력(자금)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인수한다고 해도, 쌍용차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2조원 이상의 자금을 넣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관련주가 오르내리는 것이 정상적인 상태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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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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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쌍방울이 쌍용차의 본업인 자동차 제조 분야를 위해 쌍용차를 사려는 것이 아니라 쌍용차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쌍용차는 2788억원(2021년 3월 감정평가가 기준)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자산에 관심이 있어 인수를 추진하려는 것 같다”며 “토지 등을 활용하면 인수 자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인수는 둘째치고 쌍용차의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느냐, 그리고 경영을 정상화 시켜야 하는데 그럴 능력이 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다음 주 중 구체적인 인수 관련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와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운영 방식 등을 다음 주에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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