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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내년에도 기약 없는 낸드플래시 증설 투자… 日 키옥시아로 눈돌리는 韓 장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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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에 있는 키옥시아 제조공장(팹7)./키옥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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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제조용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세계 3위 낸드플래시 기업 일본 키옥시아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관련 투자가 첨단 공정 전환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키옥시아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과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내년도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 라인 증설 투자를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이달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과 정부 지원금으로 내년 증설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키옥시아는 내년 9월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과 이와테현 기티카미 공장에서 차세대 낸드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총 7000억엔(약 6조5000억원)이 투입되며, 이 중 2400억엔(약 2조2400억원)은 일본 정부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강성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소재·부품 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 시황을 고려해 레거시(구형) 제품 생산은 최소화하면서 그나마 수요가 큰 인공지능(AI)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생산을 위한 공정 전환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상장한 키옥시아는 글로벌 3위 낸드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차세대 제품 라인 신설이 필요하다. 사실상 유일한 낸드 관련 신규 장비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했다.

낸드 시장 점유율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도 낸드 관련 투자는 증설보다는 첨단 공정 전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용 D램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D램과 달리, 낸드는 기업용 eSSD에만 판매가 쏠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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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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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IT 시장 침체로 낸드 수요가 얼어붙어 설비투자가 끊긴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낸드 공장 가동률을 20~30%대까지 낮췄다. 올해는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낸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 가동률을 70%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지만 HBM, D램과 달리 증설이 필요할 정도로 수요가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낸드 관련 대부분의 시설 투자가 기존 장비의 업그레이드(공정 전환)에 투입되고, 신규 장비 투자는 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영건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은 웨이퍼 기준 5만장 이상 증설투자가 예상되지만, 낸드는 그대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는 키옥시아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 중 오로스테크놀로지와 테크윙 등이 키옥시아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반도체 회로 패턴의 정렬 상태를 측정하는 오버레이 계측 장비를, 테크윙은 불량품과 정품을 등급별로 분류해 주는 장비인 핸들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에스케이는 노광 공정 이후 남은 감광액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PR 스트립 장비를 납품해 현재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소자에 보호막인 박막을 입히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원자층증착(ALD) 장비 공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대할 곳은 키옥시아밖에 없다”면서 “이르면 내년 6월 400단대 낸드 등 차세대 제품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18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키옥시아는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8630억엔(약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키옥시아에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56%, 도시바가 41%의 자금을 출자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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