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변화를 향해 몸부림치고 있다. 상징적 인물들이 정계를 떠났고,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대균형' 공천 등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 기득권으로 평가받는 그룹·인사들이 서울시장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대결을 벌이는 모습이 더 부각되면서 쇄신의 바람이 힘을 못 받고 있다.
6일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위원장 장경태 의원)는 "선출직 공직자 공천 시 특정 세대가 전체 비율의 50%를 넘지 않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부터 세대균형 공천 도입을 요구했다.
혁신위에 따르면 21대 국회 기준으로 민주당에서 50대 공천 확정자는 63.2%인 반면 40대는 13%, 30대 이하는 2.8%였다.
혁신위는 당내 주류인 586그룹을 향해 "이젠 586도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퇴하라'는 등 배제의 정치로는 통합의 정치로 나아갈 수 없으며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들 수 없다"면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분들이 국민을 대변해 보다 넓은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소속 민형배 의원은 "세대별 할당은 경직성이 커서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정 세대 제한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흐름 속에 586그룹 맏형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또 다른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주요 무대에서 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4선 의원을 지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사진)이 이날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대표적 586 정치인이다. '문재인 호위무사'로 불린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말했다.
586그룹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강원도지사 불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원창묵 전 원주시장이 3선 시장을 하고 일찌감치 시장직을 사퇴해 도지사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성과도 있었고, 저는 잘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조사에서 여야 후보 중 강원도지사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586 대표 격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문제로 당내 논쟁은 이어졌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지역구 의원 8명과 오찬을 했다. 차출론에 긍정적인 의원들이 주를 이뤘다.
한 참석자는 "송 전 대표가 후보군도 거론되지 않는 답답함에 본인이라도 주소지를 옮겨놓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 괴롭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하면서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문' 모임인 '민주주의4.0'은 "송 전 대표가 아전인수 격 논리로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반대했다. 모임에 소속된 한 의원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선거가 위험해진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강병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송 전 대표는 '586 용퇴론'의 최전선에 섰던 사람"이라며 불출마를 요구했다.
송 전 대표 대안으로 '이낙연 차출론'이 스멀스멀 커지고 있다. 구청장·시의원 선거를 고려하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나서줘야 한다는 논리다. 비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출마를 삼고초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지역 친문 의원은 "이낙연 카드가 좋다"면서도 "송 전 대표가 욕심을 부리는 모습인데 이 전 대표까지 나간다고 하면 다들 노욕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부쩍 늘었다. 서울 지역 한 의원은 "박 전 장관까지 경선에 참여시켜 송영길, 이낙연, 박영선, 박주민으로 판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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