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송환책 고심…나토, 러군 7천∼1만5천명 전사 추정
전사규모 비밀법·군 명예훼손 처벌법 탓 러 내부논의 실종
러군 탱크·장갑차 '무덤' 된 키이우 외곽 거리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전사자 규모를 축소하려고 자국군 시신 수습을 거부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내 영안실이나 냉동열차에 안치된 러시아군 시신 7천구를 돌려보낼 방안을 고심하지만 러시아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의 침공 사흘째 러시아군 시신 3천구를 수습해 보내겠다고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가 '우리는 그 수를 믿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그런 수치가 없다. 우리는 그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여러 번 시신을 인수해가라고 제안했지만 그 사람들은 논의를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군 가족들이 러시아군 사망자와 전쟁 포로 사진을 검색하거나 가족의 정보를 얻기 위한 온라인 신청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와 텔레그램 채널을 열었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보즈네센스크의 예브헤니 벨리츠코 시장은 이틀간의 전투 후 주민들에게 "이 사람들을 어머니와 아내에게 보내주자"며 러시아군 시신 수습을 요청했으며 키이우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벨리츠코 시장은 "러시아인이든 아니든 우리는 시신을 존엄하게 대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러시아군 포로들 |
우크라이나 주장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으나 러시아가 전사자 규모가 드러나는 데 매우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6주간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사망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전사자가 1천351명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치는 서방 국가와 우크라이나 추산과 비교할 때 차이가 큰 데다가 그간 전황과 맞아떨어지지도 않는 터라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든 군인의 사망을 국가 기밀로 선언하는 법령에 2015년 서명했다.
이런 제도하에서 러시아 언론은 물론 러시아 내부에서도 러시아군 사망과 관련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는다.
게다가 러시아는 지난해 러시아 군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성명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기로 하기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 6주 동안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7천∼1만 5천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고와 러시아군의 대화 도청을 바탕으로 러시아군 전자자 규모를 1만8천600명으로 보고 있다.
이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체첸 전쟁에서의 사망자 수와 견줄 만하다.
1979년부터 10년간 이어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소련군 공식 사망자 수는 1만4천453명이고, 1·2차 체젠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 사망자 수는 1만 1천명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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