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향후 5년 윤 당선인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 비율이 55%에 불과합니다. 전임 대통령(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이 78~8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납니다. 거기에다가 향후 5년 직무수행 평가가 부정적일 것이란 답변은 40%에 달했습니다. 전임 세 대통령이 7~16%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부정 평가는 전임 대통령에 비해 3배가 높습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자료출처 = 한국갤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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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와 미디어토마토가 공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월 4주 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6%로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29%)에 비해 1.5배가 높았죠. 대통령집무실 이전,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공약하며 신선함으로 다가섰지만, 그다지 약발이 먹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당선인은 지지율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정 수행을 위해선 국민의 지지가 필수적이죠. IMF 사태 당시 김영삼 대통령 지지율이 6%까지 간 것, 그리고 2016~2017년 탄핵 정국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4%까지 곤두박질 친 사례를 봤을 때,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건 그만큼 국정 수행 동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죠.
① 당선인 신분일 때가 제일 지지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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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신분일 때 70~80%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하고 그것보다 낮은 국정 수행 지지율에 맞닥뜨리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그나마 당선인을 안거치고 탄핵 정국에서 선거 후 바로 대통령이 됐는데 70%대 이상 높은 지지율을 1년 이상 유지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집권 1년 차부터 국정수행 지지율이 당선인 신분보다 30%포인트 이상 빠졌고,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소영 내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내각)의 편향 논란과,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된 광우병 파동으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까지 곤두박질 칩니다. 집권 1년 차인데도 말이죠.
세 대통령(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모두 당선 직후일 때보다 집권할수록 점점 지지율이 빠졌습니다. 당선인 신분일 때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요. 그렇게 따지면 윤 당선인도 현재의 지지율(55%)을 계속 유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과반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의미이죠.
② MB 지지율 반등서 '힌트' 찾아야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모두 길게 보면 지지율이 '우하향' 곡선을 그립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조금 눈여겨 볼만한 지점이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1년 차 때 20%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2년 차 말,3년 차(2009년 말~2010년 상반기)에 거의 50%까지 다시 올라갑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지지율 50%'를 회복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당시 기사들 평은 이렇습니다.
국론 분열을 불러온 대선 최대 공약 한반도 대운하의 임기 중 건설을 포기한 것, 그리고 '친서민'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한 것이 지지율 반등의 단초가 됐다고 말이죠. 저소득층에 대한 저리 융자제도인 '미소금융', 서민형 아파트 공급 사업인 '보금자리 주택', 대학생들에게 저리로 학자금을 빌려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가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으로 꼽힙니다.
임기 초반 고소영 내각·부자감세 등으로 이미지가 나빠졌던 이명박정부는 결국 중도노선과 서민들을 위한 주택 공급에 힘쓰면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무료 급식소 봉사 나선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
③ 코로나 추경의 딜레마, 결국 주택정책이 '핵심'
윤석열정부도 초기 국정과제를 추진함에 있어서 동력을 얻으려면 '국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곧 내 편이다'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려면 MB 때와 같이 '친서민·중도실용주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엘리트 인재 육성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대다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기 때문이죠.
코로나 추경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영업제한을 당해서 소득이 상당히 감소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손실 보상에 적극 나서면서 '친서민'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 추경은 또 나름 부담도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넘어선 현재, 돈을 많이 풀면 그만큼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죠.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6일 서울창업허브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서 "아랍의 봄은 민주화 운동이라지만 식료품값·기름값 등 물가가 올라서(일어난 일이)다"며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정부가 없다"고 말했죠. 그만큼 물가상승은 서민들에게 쥐약입니다. 월급이 소폭 올라도 장바구니 물가·기름값이 더 많이 오르게 되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코로나 추경 효과가 단기적으론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물가를 못 잡으면 지지율 하락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결국 핵심은 물가상승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 새로 한국은행 총재로 들어설 이창용 후보가 금리 인상을 계속해나갈텐데 어떻게 이 과정에서 소외계층·취약계층을 재정적으로 배려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물가관리라는 어려운 임무 외에도 윤 당선인이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이번 정권 교체에 동력이 된 '부동산'입니다.
이명박정부 때도 결국 지지율 반등의 핵심은 '보금자리주택', 즉 서민에게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을 해주게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거의 분양원가 수준으로 공급 폭탄 정책을 예고했고, 덕분에 많은 사람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죠.
이번 인수위는 부동산 세제 감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한시 폐지)·임대차3법의 단계적 폐지를 언급했습니다. 여태까지는 친서민 행보보다는 부자감세(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측면이 보다 강합니다. 임대차법 폐지를 한다고 해서 전·월세시장 불안이 바로 해소될지는 아직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MB 보금자리주택의 복원입니다.
인수위는 공식 브리핑에서 "청년의 내집 마련 희망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50만가구 주택 공급 로드맵이 이에 해당되겠죠.
MB 때와 같이 보금자리주택을 대거 만들려면, 택지를 새로 조성해야 하고 거의 조성원가 수준으로 분양을 해줘야 합니다. 물가와 땅값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과연 인수위가 '제2 보금자리주택'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3.3㎡(평)당 분양가로 보면 세곡·내곡 보금자리주택은 1200만원 정도였습니다. 지금 집값의 거의 6분의 1 수준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분양 원가를 최근에 공개했는데 세곡·내곡 분양원가는 3.3㎡당 1000만원대 초반이었죠. 3.3㎡당 100만~300만원 정도 더 마진을 붙여서 (34평형 기준으로 보면 1억원 정도) 판매한 겁니다. 이 정도면 SH공사가 초과 이윤을 크게 가져간 것도 아니죠. SH공사도 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세곡4단지 수익률이 27%였다고 공개했습니다.
3기 신도시가 있는 만큼 더 사업 추진을 하서 동시에 분양원가 수준으로 '공급 폭탄'을 서울 근교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래야 친서민·중도실용주의 정책이 나름의 효과가 발휘될 수 있으니까요. 과연 MB식 보금자리주택을 다시 복원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아마 윤 당선인 향후 국정 지지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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