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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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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연 아쉬웠던 '함성' 꽉 찼다…2년 미룬 프로젝트 선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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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BTS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만에 다시 미국 무대에 섰다. 지난 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4회에 걸쳐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한다. [사진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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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라 그런지 핫하네요. 너무 핫해.” (슈가)

9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 BTS는 “오늘 라스베이거스의 밤을 여러분 평생 최고의 밤으로 (만들겠다)”(진)라며 관객들을 맞았다. 무더운 저녁이었지만, 최고의 무대와 열정적인 관객이 어우러진 열기는 사막 도시가 무색할 정도였다. 8일 시작해 9·15·16일까지, 하루 5만 명씩 연인원 20만 명을 불러모으는 BTS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공연의 무대 풍경이다.



함성 가득, "목소리 걱정된다"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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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6만 5000석 중 무대가 설치된 뒤쪽을 제외한 5만석이 가득 찼다. 이번 공연은 나흘에 걸쳐 열린다. [사진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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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올해 첫 공연을 지난달 서울에서 열었다. 지난달과 이날 라스베이거스 공연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함성'이었다. 함성·떼창을 금지해 클래퍼(박수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는 도구) 소리만 가득 찼던 서울과 달리 라스베이거스 공연장에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순간부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해 공연 내내 우렁찬 함성으로 스타디움을 메웠다. 한 관객이 공연 중간 조용한 틈을 타 스타디움 전체에 들리도록 BTS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자 RM이 나서 "여러분 목소리가 걱정되니 너무 심하게 소리 지르진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6만 5000석 규모의 얼리전트 스타디움 중 무대가 설치된 쪽을 제외한 나머지 객석을 5만명의 관객이 꽉 채웠다. 8·9일 이틀 모두 가장 앞쪽 플로어 석은 첫 곡 ‘온’ 부터 일어서기 시작해 두 번째 곡 ‘불타오르네’를 부를 때쯤엔 대부분 일어서 자발적 스탠딩 공연이 됐다. 뒤쪽 객석에서도 중간중간 일어서서 공연을 보는 관객이 많았다.



첫 날 초유의 40분 지연…RM 연신 "미안하다"



전날 8일 공연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40분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해프닝일 뿐이었다. 공연 열기를 꺾지 못했다. 오후 7시 30분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며 공연이 시작됐지만 7시 40분쯤 화면이 멈췄다. "기술적 문제로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8시 12분 화면이 복구됐고, 화면이 멈춘 후 39분이 지난 8시 19분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온' '불타오르네' '쩔어' 3곡을 부른 뒤 마이크를 잡은 RM은 "가장 먼저, 여러분의 인내심에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다" 며 "40분 늦어져 정말 미안하다. 그럼 40분을 더 같이 보낼 수 있다는 얘기겠지!"라며 늦어진 만큼 공연을 더 이어갈 생각을 밝혔다. 실제 이날 공연은 10시 40분경 끝났다.



“그래미 정말 아쉬웠다” “깔끔하게 인정했지만, 눈물은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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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9일 공연 전 취재진과 만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상을 못 받은 건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사진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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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는 지난 4일 그래미 시상식에서 수상이 불발됐던 도시다. 공연 직전 짧게 기자들을 만난 BTS는 솔직하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민은 "정말 많이 아쉬웠다. 한국 사람으로서 저희 음악이 어디까지 닿는가도 궁금했고, 많은 응원해준 아미 여러분께 큰 보답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꼭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아쉽게 못 받아서…정말 아쉬웠습니다"라고 말했다.

뷔는 "깔끔했습니다. 저희도 인정했고. 그래도 눈물은 나더라고요"라고 농담을 던졌고, 제이홉은 "다른 아티스트의 이름이 불리니까 박수를 치면서도 '우리가 이 상을 받고 싶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고 덧붙였다. 진은 "이번만 있는 게 아니고 언제든 도전 가능하니까, 앞으로도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8일 1일차 공연에서는 그래미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2017년 BBMA(빌보드 뮤직 어워드)가 생각난다"(뷔)고 했다. 이날 공연 1시간 전 발표된 2022 빌보드 뮤직어워즈 후보 명단에 6개 부문, 7개상 후보로 선정된 것을 두고 한 발언이었다.



코로나로 2년 미뤄진 프로젝트… "한국에서도 열 수 있다"



BTS 콘서트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는 전체가 BTS 도시를 방불케 했다. 곳곳에 팬들이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소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더 시티’ 프로젝트로, 하이브가 2020년 LA에서 진행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코로나로 미뤄뒀던 기획이다. 김태호 하이브 CCO는 9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2년간의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하이브리드 관람 모델인 '라이브 스트리밍'(공연이 열리는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를 보는 형식)과 '온라인 스트리밍'(온라인을 통한 공연 생중계)이 추가된 게 일종의 보너스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국내에서도 공연 관련 좌석 인원제한 등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방역 기준을 준수하는 선에서 제한적인 수준으로, 한국에서도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 "병역법 개정안 예의주시" 진 "회사 얘기가 저희 얘기"



간담회에서는 BTS의 병역 문제에 대한 하이브 측 언급도 있었다. 이진형 하이브 CCO(커뮤니케이션 총괄)는 "하이브는 BTS라는 아티스트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함께 확인하고 싶다"며 "사회적으로도, 국회에서도 논의가 성숙된 걸로 보인다. 조속히 결론을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병역법이 올해 안에 개정되지 않을 경우, 92년생인 진은 만 30살까지만 병역을 유예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내년에는 입대해야 한다. 이진형 CCO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병역법과 관련한 판단은 멤버들이 회사에 일임했다. 개정안 처리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계속돼) 본인들의 계획을 잡기가 어려운 면이 있어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BTS도 공연 전 취재진의 질문에 "회사와 많이 얘기했고, 이 문제는 최대한 회사에 일임해서 회사가 한 얘기가 곧 저희 얘기"(진)라고 답변을 회사 측에 맡겼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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