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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우크라 침공] 러 탱크 수백대 손실 왜…"재블린·NLAW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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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지원한 대전차 화기 주효…러 전술·보급 실패 등 무능 겹쳐

"절반은 나포되거나 버리고 도망친 것…싸울 의지 없었다"

연합뉴스

러군 탱크·장갑차 널브러진 키이우 북부 도시
(키이우 EPA=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거리에 러시아군의 탱크와 장갑차, 군용 차량 등이 파괴된 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침공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파괴된 러시아 탱크가 수백 대에 이르는 것은 서방이 지원한 대전차 무기 효과와 러시아군의 무능이 겹친 결과라고 영국 매체 BBC가 12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 발표에 따르면 개전 후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는 680대를 넘는다. 군사·정보 블로그 오릭스는 전장 사진을 바탕으로 러시아군 탱크 460대 이상, 기타 장갑차 2천대 이상이 파괴됐다고 집계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개전 당시 러시아군의 주력 탱크는 약 2천700대였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피해가 큰 배경으로는 우선 서방의 대전차 무기들이 꼽힌다.

미국은 침공 초기 '탱크 킬러'로 불리는 재블린 미사일 2천 기를 공급했고, 이후 2천기 이상을 추가로 지원했다.

재블린은 방어에 취약한 탱크의 상부를 격파할 수 있다. 러시아 탱크는 미사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반응장갑'을 장착했지만, 탄두 2개를 탑재한 재블린은 하나는 이를 무력화하고 다른 하나는 차대를 아래로 뚫고 들어갈 수 있다.

영국이 제공한 3천600기 이상의 차세대 경량 대전차미사일(NLAW)도 효과적이었다. NLAW 역시 방어에 취약한 탱크의 포탑 부분을 지나며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닉 레이놀즈는 "재블린과 NLAW는 매우 강력하다"면서 "이들 무기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 전황은 매우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원한 무기 중에는 대전차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100대도 있다. '가미카제(神風) 드론'으로 불리는 이 장비는 탱크 주위를 맴돌다 포탑 부분을 공격하도록 수 km 밖에서 조종할 수 있다.

연합뉴스

러군 탱크·장갑차 '무덤' 된 키이우 외곽 거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부차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병사들이 길거리에 파괴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장악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BBC는 이뿐만 아니라 러시아군 전술상 허점, 보급 실패와 전의 상실 등의 무능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라고 봤다.

러시아군은 탱크·보병·포병 등으로 구성된 기동부대 대대전술단(BTG) 단위로 움직인다. BTG는 장갑차가 많고 보병은 상대적으로 적다.

필립스 오브라이언 미 세인트앤드루스대 전략학 교수는 BTG가 다수의 화력을 바탕으로 신속히 공격하도록 고안됐지만 기갑차량을 호위할 보병 병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군을 '강력한 오른손 훅'과 '유리 같은 턱'을 가진 권투선수에 비유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손쉽게 매복해 러시아 탱크 행렬을 공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또 오릭스 자료를 바탕으로 러시아군 탱크 손실의 절반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파괴된 게 아니라 포획되거나 버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시민들에게 러시아군이 버리고 간 군사 장비를 어떻게 제출하는지 지침까지 발표할 정도라는 것이다.

오브라이언 교수는 우크라이나 농부가 트랙터로 러시아 탱크를 끌고 가는 사진을 언급하며 "일부는 보급 실패에 따른 연료 부족으로 버려졌다. 다른 일부는 사령부가 침공 시기를 잘못 택하면서 봄철 진흙에 갇혔다"고 말했다.

레이놀즈는 "다수의 탱크는 잘못된 운전 때문에 버려졌다. 일부는 다리에서 떨어졌고, 배수로에 빠져 궤도가 떨어진 것도 있다. 군의 장비 사용 능력이 결여됐다"면서 "그냥 버리고 도망친 경우도 흔하다. 싸울 의지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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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러군 탱크 포신 위의 우크라이나 군인
(키이우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31일(현지시간)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불에 타 그을린 러시아군 탱크의 포신을 밟고 서 있다. 2022.4.1 alo95@yna.co.kr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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