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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악성민원 급증…지자체 앞다퉈 '직원 보호'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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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에 휴직하는 공무원까지…비상벨·치료비 지원 등 대책 마련

(성남·안산·평택=연합뉴스) 이우성 최해민 기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도 내 일선 지자체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협박 등 각종 악성 민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이러려고 공무원됐나'…악성민원에 '울상' (CG)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각 지자체는 앞다퉈 민원담당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보호조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1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안산시가 조사한 결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욕설, 폭행, 협박 등 악성 민원은 2019년 143건에서 2020년 363건, 지난해 767건으로 2년 새 4배 넘게 증가했다.

성남시에서도 악성 민원은 2020년 114건에서 지난해 468건으로 1년 사이 3배 넘게 늘었고, 평택시에서도 같은 기간 108건에서 200건으로 증가했다.

이런 악성 민원은 주로 사회복지 분야 업무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산시에서는 지난해 3월 한 민원인이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니다"는 안내를 받자 민원대에 있던 손소독제를 복지 담당 공무원 머리에 던져 다치게 하고, 갖은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있었다.

결국 이 민원인은 경찰에 체포돼 1심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민원인은 복지제도에 불만이 있다며 여러 차례 안산의 한 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와 복지 담당 공무원에게 폭언과 함께 가족에 대한 협박을 일삼기도 했다.

이 일로 해당 공무원은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휴직했다.

성남시 한 복지 담당 공무원은 "어떤 민원인으로부터 '밤길 조심하라', '(특정 강력 사건을 거명하며) 너도 그렇게 되고 싶냐', '나, 강도·강간죄로 교도소 갔다 왔다'라는 폭언과 협박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이런 말을 들으면 불안해서 오랫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자체들은 악성 민원을 근절하고,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안산시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직자를 보호하는 내용의 '민원업무 담당 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

이 조례는 악성 민원 피해 공직자에게 심리상담, 의료비, 휴식 시간·공간, 법률상담·소송 등을 지원하고, CCTV·비상벨 설치와 안전요원 배치 등 공직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해 9월, 평택시는 지난해 12월 유사한 내용의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며, 화성시는 오는 6월 조례 제정을 목표로 막바지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 담당 공무원 보호 대책을 만드는 것은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민원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무원과 시민 모두가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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