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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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네트웍스(이하 삼성금융)가 14일 출시한 금융앱 '모니모'(monimo)는 국민 2명 중 1명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금융플랫폼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금융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모니모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산하 금융계열 4사 통합 금융앱이다. 각 회사 모바일 채널 고객수를 단순 합산하면 약 3200만명인데, 업계에선 중복 가입자를 빼더라도 약 2300만~2500만명의 가입자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카카오페이(약 3740만명), 네이버페이(약 3000만명), 토스(약 2200만명) 등 빅테크(대형IT기업) 플랫폼 가입자와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앱 1위인 KB국민은행의 스타뱅킹 가입자 약 1800만명,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 가입자 약 1860만명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모니모는 자산조회와 간편송금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는 물론 오픈뱅킹과 보험금 청구, 부동산·자동차 시세 조회, 환전 등 기능도 제공한다. 여기에 삼성의 브랜드파워와 마케팅 능력까지 더해지면 단시간 내 금융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약 15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삼성페이와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런 까닭에 금융권에선 삼성금융 모니모의 행보를 긴장감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플랫폼기업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카드사들로선 모니모가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며 "그간 규제 리스크가 큰 금융 분야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공동브랜드에 이은 모니모 출시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도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각 분야에서 축적해 온 노하우를 합친다면 생각보다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모니모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를 앞세운 다른 금융사들에 견줄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앱을 하나로 통합했다고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금융사들은 현재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입원 암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막힌 상황이다. 다시 말해 마이데이터를 통해 기존에 없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핀테크나 다른 금융사들과 달리 삼성금융 모니모는 각 계열사가 기존에 운용 중이던 서비스만 엄선해 합쳐놓은 정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카드가 금융당국이 상반기 중 추가 지정 예정인 '데이터전문기관'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전문기관 라이선스를 받으면 각종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까닭에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지연에 따른 피해를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삼성금융 계열사끼리 협업한다고 해도 마이데이터가 막힌 상황에서는 모니모가 핀테크·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유통이나 소비, 통신 등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장은 기존 삼성 금융계열사 고객들 유입으로 규모 자체는 크겠지만, 플랫폼 확장성 면에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선 참신하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필수적인데, 마이데이터 사업 영위없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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