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 가스 합리적 대안 없다…서방, 녹색에너지정책 파기 구실로 러 이용"
2022년 4월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너지 부문 관련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로 자국 석유·천연가스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부문 관련 화상 회의를 주재하면서 '비우호국' 금융기관들이 이체를 지연시키면서 수출대금 수령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여러 차례 말했듯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출 물류의 혼란"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미국 등과 달리 당초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제재에 반대했으나 차츰 입장을 선회해 현재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셸과 토탈에너지, 네스테 등 글로벌 정유업체들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급처를 찾지 못한 러시아 에너지 업계는 원유 생산을 급격히 줄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하려는 서방의 시도가 "불가피하게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그러한 행보의 결과는 상당히 심각할 것이며 특히 그러한 정책의 발의자들에게 먼저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의 입장에선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합리적 대안이 없다"면서 서유럽이 대체 수입선을 찾는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수출 시장을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쪽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으로의 에너지 자원 수출은 가까운 미래에 어쩔 수 없이 줄어들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수출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남부와 동부 시장(동북아 및 동남아 시장) 쪽으로 단계적으로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이 화석연료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걸 놓고는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 등이 고비용이 수반되는 녹색에너지 정책을 파기할 구실로 러시아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제 그들은 자신이 저지른 오산을 숨기고 모든 잘못을 러시아에 떠넘길 멋진 핑계를 얻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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