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협의 후 3명 임명·지명
김필곤, 이미현, 이남구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1)와 이남구 감사원 2사무차장(57)을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 선관위원(장관급)에 판사 출신인 김필곤 법무법인 오늘 대표변호사(59)를 지명했다. 청와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인사가 상호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임기 말 인사권을 둘러싼 신구 권력 갈등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감사원은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이 이미현·이남구 신임 감사위원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두 사람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서울 출신인 이미현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4년 사법시험(26회) 합격 후 1987년부터 2013년까지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경기 출신인 이남구 내정자는 성균관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행정고시(38회)에 합격해 1996년부터 감사원에서 근무했다. 감사원장 비서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고, 2020년부터 올해 1월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감사원 복귀 후 2사무차장을 맡고 있다.
김필곤 선관위 상임위원 내정자는 대구 출신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시(26회) 합격 후 1988년 판사로 임용돼 30년 넘게 법관으로 재직하며 대전지법원장·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대전지법원장 시절 대전시선관위원장을 지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선거법에 대한 전문성과 식견, 선거관리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이 확정된다.
감사원 감사위원과 선관위 상임위원 인사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함께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첨예한 갈등을 낳은 소재였다. 사상 초유의 회동 무산을 거쳐 지난달 28일 역대 대선 후 가장 늦은 19일 만에야 대통령·당선인 회동이 이뤄진 배경에는 임기 마지막날까지 인사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문 대통령과 이러한 권한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한 윤 당선인 간 대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립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이후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실무 라인을 통해 인사 문제를 조율했다. 주로 윤 당선인 측이 후보를 제안하고, 청와대가 결격 사유 등을 검증하는 형태로 협의가 진행됐다. 청와대와 인수위는 이날 인사가 “긴밀한 논의” 후 이뤄졌다고 밝혔다.
감사위원 두 자리는 청와대와 인수위가 각각 원했던 인사가 한 명씩 임명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부터 문 대통령이 이남구 내정자를 감사원에 ‘알박기’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현 내정자는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윤 당선인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김 선관위 상임위원 내정자도 윤 당선인이 원한 인사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는 이남구 내정자의 경우 최 감사원장이 감사원 내부 평가를 거쳐 인수위에 추천했으며 청와대는 특정 인물을 요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정대연·곽희양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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