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한 뒤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 대표, 안 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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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18일 공식 합당했다. 새로운 정당의 이름은 ‘국민의힘’이다. 합당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흡수로 또 하나의 제3지대 정당이 사라졌다. 합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 후보 단일화의 산물이다. 또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앞둔 전략적 제휴이다. 안 대표가 대선 당시 출마 명분으로 내걸었던 다당제 실현과 양당 체제 극복이란 가치는 옹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함께 합당을 선언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선언했던 단일화 정신에 의거하여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공동정부의 초석을 놓는 탄생을 위해 합당 합의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합의 사항은 총 네 가지다. 당명은 ‘국민의힘’으로 결정했다. 양당이 참여하는 공동 정강정책 TF(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새로운 정강정책을 만든다. 국민의당이 당 지도부(최고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등에 참여한다. 지방선거에서 양당이 합의된 기준으로 공정한 심사를 한다는 내용 등이다.
이로써 2020년 2월23일 안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재창당한 국민의당은 2년2개월 만에 사실상 국민의힘으로 흡수됐다.
양당은 이날 각각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의결했다. 당 지도부 구성에 국민의당 몫을 배정하고, 국민의당 지역 조직위원장(국민의힘의 당협위원장 격)의 지위를 보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도부 구성에선 국민의힘은 최고위와 조강특위에 국민의당 몫으로 2명을 각각 추가하기로 했다. 기존 국민의힘 최고위는 9명, 조강특위는 9명이다. 합당된 국민의힘의 최고위와 조강특위는 각각 11명으로 구성된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2명도 국민의당 몫으로 배정키로 했다. 국민의당 조직위원장에게 국민의힘 당협위원회 상임부위원장 자리를 주기로 했다. 지역구가 겹칠 경우 국민의당 인사에도 지위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국민의당의 자산과 국민의당 사무처 직원 7명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
합당은 국민의힘 최고 의결 기구인 전국위원회를 최종적으로 거쳐야 한다. 양 지도부 간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날 사실상 합당이 이뤄진 것이다. 이 대표는 합당 선언 후 기자들에게 “전국위에서 합당 의결을 해야 하고 선관위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오늘부로 합당은 기정사실화된 걸로 보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전국위를 연다.
이번 합당에 반대 입장을 내왔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제명처리키로 했다. 권 원내대표는 비례대표로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안 대표가 권 원내대표의 의원직 유지를 위해 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합당 가결 소식을 전하면서 “합당의 건 의결 전에 저의 제명요청 건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결정을 확인했다”며 “빠르면 3일 늦으면 10일 후에 선관위에 합당 신고가 완료되는 시기까지 제명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흡수 합당되면서 거대 양당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 이유로 내세웠던 양당 체제 극복이란 명분도 사라졌다. 안 대표는 지난 2월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양당 어느 쪽이 집권해도 여전히 내각도, 국민도 반으로 나뉘어져 있을 것”이라며 “제가 유일하게 실질적인 국민통합 내각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에 흡수되면서 자신이 내세웠던 명분을 역행했고,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 후보를 대비한 실리만 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순봉·유설희·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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