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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757일만에 되찾은 일상…자영업자 ‘환영하지만 물가 걱정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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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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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6시30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일명 ‘먹자골목’에 때이른 시간인데도 자동차와 행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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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6시30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일명 ‘먹자골목’. 식당가가 북적이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때 이른 네온사인이 곳곳에서 불을 밝혔다. 식당에는 이미 자리를 잡고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 곳은 과거 혹독한 불경기속에서도 간판불이 꺼질 줄 몰랐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위세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가끔 ‘점포정리’ 안내문을 내 건 가게들이 보였다. 골목길에는 자동차가 빼곡히 들어차기 시작했다. 모처럼 식당주인들과 종업원들은 757일만에 찾아든 일상회복에 화이팅을 외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닭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수로씨(39)는 “코로나가 왔을 때도 단골들이 많이 찾아줬지만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다보니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없었다”면서 “인원과 시간제한이 풀렸으니 그동안 아꼈던 열정을 불태워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들과 맥주 한잔을 하러 온 정은택씨(48)는 “사적모임은 물론이고 직장 회식도 사실상 없어져 술 마실 기회가 크게 줄었다. 일찍 귀가하다보니 아내만 좋아하더라”면서 “오늘은 집근처 친구 몇명과 일상회복 기념으로 저녁을 하기로 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게는 오후 7시가 되기도 전 20여개 테이블에 모두 손님이 들어찼다. 하지만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모든 음식점에 손님이 북적대진 않았다. 절반 정도는 거의 손님이 없거나 한 두 자리만 채우고 있었다.

주변 편의점은 활기를 되찾았다. 아르바이트생 김두현씨(21)는 “그동안 생필품점도 민감하게 코로나 영향을 많이 받아 온 곳이어서 앞으로는 숙취해소제와 음료 등의 매출증가가 이뤄질 것 같다”면서 “외부에 설치하기 위해 창고에 넣어 뒀던 파라솔을 손질해 놨다”고 말했다.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상가로 이동해 봤다. 한 대패삽겹살 전문점에는 대형 매장인데도 거의 손님들이 들어차 있었다. 주인 서연복씨(53)는 “일상이 회복됐다고 하루아침에 손님이 늘어날 것이라고는 기대 하지 않았는데 확실히 영향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김선영씨(49)는 “끊기다시피했던 예약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회식 고객들이 있어야 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거리 두기 해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라면서 “현재 수일 내 예약이 3~4건 접수돼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대다수는 일상회복을 반기면서도 물가인상을 우려했다. 손님이 많아지는 것은 환영이지만 현재 판매가격으로는 원가를 겨우 건지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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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7시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에코시티 상가에 외부 입간판이 세워지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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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전문점을 운영하는 박수빈씨(62)는 “규제가 사라졌다는 것은 손실보상도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요즘 물가 치솟는 것을 보면 겁도 안난다”면서 “밥값을 조금이라도 올려야 하는데 모처럼 찾아온 호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까바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치킨집 대표인 박성웅씨(55)는 “우리처럼 배달을 주로 하는 업소들은 배달수수료를 줄여주지 않으면 일상회복이 된다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라면서 “손실보상을 없앤다면 배달수수료 지원방안 등을 검토해 주길 원한다”고 희망했다.

업주들은 완전한 일상회복이 이뤄진다 해도 코로나19 이전 처럼 밤거리가 완전히 활기를 되찾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조기 귀가하는 습관이 생긴데다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심을 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순옥씨(54)는 “우리는 밤 9시가 넘어야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는데 2년이상 얼마나 고생을 했을 것인지 상상도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간제한이 풀려 환영하고 있지만 자정이후까지 손님이 몰려들 것으로는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에 종업원도 뽑지 않고 직접 몸으로 때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직에서도 일상회복을 반겼다. 공직사회는 특히 직원 전출입시 이뤄지던 송별회나 환영회식을 일체 하지 못했다. 교직에 근무하는 이 모 교사는 “공무원들이 감염예방수칙을 솔선수범하다 보니 직원 회식을 한지가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잊고 살았다”며 “이번주 금요일에 단체 회식을 잡아 놨는데 선생님들이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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