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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르포]"첫차 올때까지 놀자"…고삐 풀린 일상, 2차·3차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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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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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밤 11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번화가 술집 앞에서 학생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 사진=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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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지(가명)가 술을 마셔 송! 어이! 윤! 어이! 지 어이! 원~샷!"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지침을 조정하며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과 제한 인원을 완전히 해제한 첫날인 18일 밤 11시 30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번화가에서 대학교 선배·동기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새내기 송모씨(20)가 "이제야 대학생 된 게 실감이 난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송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한 '코로나 학번'으로 대학 생활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같은 과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홍대 앞 클럽 거리의 생기가 되살아났다. 지난해 11월 이후 쭉 꺼져있던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식당과 카페 간판에도 불이 다시 켜졌다.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에도 클럽과 감성주점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클럽 앞에 서있던 20대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빠른 비트의 큰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태어나서 처음 클럽을 방문해본다는 이모씨(21)는 "코로나가 풀리면 클럽에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이번에 처음 와 봤다"며 "처음 마음을 먹고 온 만큼 친구랑 같이 첫 차 올때까지 놀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술집 앞에서는 웃지못할 실랑이도 벌어졌다. 한 20대 남성은 집에 가겠다고 나선 친구에게 "내일 몇시부터 너의 일상이 시작되냐" "내일 수업 늦게부터 있지 않냐" "한 잔만 더 하고 가자"고 설득했다. 결국 친구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기는척 넘어갔다. 두 친구는 "그래도 첫차는 타지 말자"고 호탕하게 웃으며 다른 술집을 향해 걸어갔다.

자영업자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클럽 거리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날 몰려드는 손님에 담배 한 대를 태울 시간 조차 없었다. A씨는 "이 근방은 유흥거리라 시간 제한하면 거리가 깜깜해서 무서울 지경이었다"며 "그동안 죽을 맛이었는데 12시로 연장된 이후부터 오늘까지 아주 좋은편"이라고 말했다.

홍익대 앞에서 7년간 호프집을 운영한 B씨도 "사실 이번주까지 대학생들 시험기간이라 엄청나게 손님이 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학생 손님이 늘 것이라는 확실한 기대감이 있다. 시험 끝나고 학회나 동아리 모임에서 단체로 방문하겠다는 단골 학생들의 연락이 점점 오고있다"고 했다.

자정이 넘어가도 클럽과 술집을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이날 늦은 밤에는 순찰차가 돌아다니기도 했다. 순찰차를 탄 경찰들은 젋은이들이 오가는 홍대 클럽 거리 앞을 배회하며 주취자가 위험한 상황에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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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0시 10분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번화가 골목에 사람들이 붐비고있다. / 사진=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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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각에도 사람들이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홍대 앞 클럽거리와 달리 홍대 부근 뒷골목 식당 사정은 달랐다. 이미 폐업해 영업을 중단했거나, 문은 열었지만,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이 있는 한산한 식당들도 눈에 띄었다.

주요 클럽거리에서 홍대입구역쪽으로 200m 떨어진 곳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C씨의 가게 안에도 한 테이블의 손님만 있고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C씨는 "식당 부근에 있던 작은 클럽들이 망하고, 일부 클럽은 주말에만 영업하는 식의 단축 운영을 하다보니 확실히 우리 손님이 줄었다"며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에는 인근 술집이나 클럽에서 이동해서 오는 손님들로 북적여 손이 모자랐고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했다. 그런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계속 사람을 쓰면서 새벽 5시까지 영업하기는 힘들것 같다"고 말했다.

전집을 운영하는 D씨도 "이제는 늦게까지 '부어라 마셔라'하는 분위기가 아닌것 같다"며 "계속 영업 제한 시간이 바뀌다 보니 다들 일찍 파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예전 거리두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D씨는 "2년 넘게 옥죄고 풀고 반복하느라 학생들이나 소비자들의 심리가 좀 위축됐을 것 같다"며 "뒷 골목들도 붐비는 이전 홍대 모습을 완전히 되찾으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 예상한다.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줘야 사람들이 계속 밖으로 나와서 돈을 쓰게 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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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0시 20분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번화가 클럽 거리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사진=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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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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