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중국-중·동부유럽 국가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리고 있다. 신화망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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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동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중국은 2012년 중·동유럽 국가들과 ‘17+1’ 협력체를 구성하고 경제 협력을 추진해왔지만 지난해 리투아니아의 협력체 탈퇴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훠위전 외교부 중국-중·동부유럽(CEEC) 협력사무 특별대표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이번 주 중·동유럽 8개국을 방문한다고 20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왕루통 중국 외교부 유럽사 사장(유럽담당 국장 격)은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훠 특별대표 일행의 출국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이 체코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이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를 순차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표단에는 중국 싱크탱크 소속 학자와 기업인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에 대한 중·동 유럽 국가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했다. 유럽 국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지 않는 것을 사실상 러시아에 대한 지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측의 협력 문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유럽 국가들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관계 악화를 막을 필요가 있다. 특히 중·동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는 중국이 이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장은 “일부 CEEC 국가들에서 반러시아 정서가 커지고 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비방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사악한 동맹으로 묘사하고 있다”면서 “대표단은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허위 사실을 반박하며 오해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에 포함된 류줘쿠이(劉作奎) 중국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 부소장도 “미국의 영향을 받는 일부 CEEC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편견을 갖고 있고 이는 양측 협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국과 CEEC의 실용적 협력이 미국이 부채질하는 지정학적 정서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차분히 대처하고 더 나은 관계와 상호 협력을 위한 우리의 우호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리투아니아가 17+1 협력체에서 탈퇴하면서 중국이 10년 동안 쌓아온 중·동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대표단 파견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17+1이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킨다면서 협력체에서 탈퇴하고 수도 빌뉴스에 대만대표처 설립을 허용해 중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중국이 리투아니아에 경제적 보복을 가하면서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는 더욱 나빠진 상황이다.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 중국분석가인 저스티나 스즈드리크는 “중국 대표단은 이번 방문에서 중·동유럽 국가와의 협력 공간이 열려 있으며 16+1 협력이 여전히 의의가 있다는 점을 설득하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리투아니아의 이탈이 이미 이 협력 메커니즘을 위기로 몰아넣었고 중국의 러시아 지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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