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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등 서방, G20 회의에서 러시아 침공 반대하며 집단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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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각료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집단 퇴장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서방 대표들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비공개 세션에서 러시아 대표의 발언이 시작되자마자 회의장 밖으로 걸어나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비롯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 겸 부총리 등이 퇴장에 동참했다.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프랑스 재무장관 등은 화면을 껐다.



경향신문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며 퇴장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오른쪽에서 네번째)을 비롯한 서방 각료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캐나다정부제공·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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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 특별 초청된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을 비롯해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의 고위급 경제 관리들도 회의장을 나왔다. 다만 주요 7개국(G7) 중에서 지난해 G20 의장국이던 이탈리아와 일본 재무장관은 회의 도중 퇴장하지 않았다. 한국측 대표로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도 자리를 지켰다. 홍 부총리는 화상으로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보다 앞서서 발언을 마친 상태였다.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보이콧’은 이미 예견됐다. 로이터통신 등은 전날 옐런 장관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해 회의장 집단 퇴장을 비롯해 외교적 거부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G20 회원국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G7 재무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240억달러(약 29조7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경제 원조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G7 재무장관들은 성명을 통해 “국제기구나 다자간 포럼 등은 더이상은 러시아와 통상적인 업무를 같이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G20 회의를 비롯해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회의 등 국제회의에 러시아가 참가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옐런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국제금융계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계로 알려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는 이날 트위터에서 함께 퇴장한 각료들과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은 러시아의 지속된 침공과 전쟁범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도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난에 단결하고 있으며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 더 강력한 국제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처음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는 세계은행과 IMF 춘계 총회를 계기로 세계 주요국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대립이 격화하면서 공동성명조차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재무부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등의 회의 퇴장은 언급하지 않은 채 “회원국 간 대화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밝혔다.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부 서방의 퇴장이 G20의 폭넓은 논의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면서 “이 일이 G20의 협력이나 중요성을 약화하진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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