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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광고비까지 낼 여력 없어"…배민에 뿔난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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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우아한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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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출시하는 유료 광고상품을 두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선택(클릭) 수만으로 광고비를 차감하는 방식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오는 28일 새로운 광고상품 '우리가게클릭'을 도입한다. 우리가게클릭은 배민 앱 내 다양한 지면에 가게를 노출하고 사용자가 클릭할 때 일정 금액을 점주에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자영업자가 광고비로 최소 5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을 예산을 설정하면 사용자가 클릭할 때마다 200~600원이 차감된다. 광고비와 클릭당 희망 광고 금액은 점주가 설정할 수 있다. 기존 광고상품인 '오픈리스트'를 이용하는 점주가 가입 대상이며 광고 기간은 한 달이다.

현재 배민의 광고상품은 정률제인 오픈리스트와 정액제인 울트라콜이 있다. 오픈리스트는 음식 카테고리 최상단에 상호명을 노출해주고 주문으로 이어질 경우 건당 6.8%가 수수료를 부과한다. 울트라콜은 오픈리스트 아래 노출되는 광고로 월 8만8000원을 내면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아 가게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광고상품 도입에 따라 업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동시에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중구에서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돼서 배달을 시작했는데, (배달 매출의) 40%는 수수료로 나간다"며 "기존 수수료도 감당하기 힘든데 새로운 광고비에 더 지출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자영업자는 "클릭당 광고비를 낮게 설정한 업장은 하단에, 높은 업장은 최상단에 노출시켜준다는 건데 광고비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돈을 내면 소비자의 눈에 더 띄게 해주겠다는 서비스를 마다하긴 쉽지 않다"며 "아무리 선택이라고 해도 궁극적으로는 이 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에 본사 앞 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검토를 통한 집단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민 측은 선택적 상품이며 타 플랫폼에서도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동일한 가게라면 이용자 1명당 한 번 클릭에만 적용되며, 중복클릭을 방지하기 위해 30분 이상 앱에서 활동이 없을 때 과금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은 접속 시 대부분 주문으로 이어진다는 특성상 이용자들에게 상호명을 더 노출하고 싶어하는 점주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광고 예산 한도 제한 등 최대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했으나 추후 문제가 생길 경우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 안채린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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