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24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C)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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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러시아군의 힘이 근본적으로 약화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격퇴를 희망하는 것을 넘어 두 번 다시 비슷한 침공을 하지 못할 만큼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현재 대러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5일(현지시간)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폴란드로 향해 기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 같은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서 미국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지킬 수 있는 민주적인 주권 국가로 남아있길 바란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적절한 장비와 지원이 있으면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과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 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스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방장관이 미국의 목표를 잘 설명한 것 같다"며 동의했다.
BBC는 오스틴 국방장관의 발언을 두고 "미국 국방장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강력하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에 저항하는 것을 돕는 것과 러시아의 능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분석이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이번 전쟁의 방관자가 아님을 강조하고, 러시아의 힘이 추후 다른 유럽 동맹국을 위협할 수 없을 만큼 축소되도록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직접 전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겠단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은 두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3억2200만 달러(4022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자금은 기존 미국 군사 원조와는 달리, 비축 무기 지원이 아니라 국가들이 필요한 군수 물자를 직접 구입할 수 있는 현금으로 지원된다.
미국은 또 1억6500만 달러 규모의 비(非)미국산 탄약도 판매하기로 했다.이날 지원 약속으로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는 총 37억 달러(4조6200억 원)에 달하게 됐다.
또 미국은 3년 간 공석이었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도 지명하고 공식 외교 관계도 재개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브리짓 브링크 슬로바키아 주재 미국 대사를 우크라이나 신임 대사로 지명할 것이라고 전달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수물자 지원을 비난하며 서방이 전쟁을 확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와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며 "이런 무기는 러시아군의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도 미국 정부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쏟아붓고 있는 상황을 용납하기 어려우며 이 같은 행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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