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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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여부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찬반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대중예술인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 중으로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으로 불리고 있다.

그동안 대중문화 업적은 상업적 성격이 짙어 병역 특례에서 제외됐으나 BTS가 세계적인 명성을 쌓으며 사상 유례가 없는 성과를 거두자 병역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만약 이 병역특례법이 불발된다면 BTS 멤버 진(1992년생)은 내년에 입대해야 하고 슈가(1993년생), RM과 제이홉(1994년생)도 차례로 입대하게 된다.

성일종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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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종 의원.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지난 12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를 빨리 검토하자는 양당 간사 간 합의가 있었다"며 법안 처리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입법이 가시화되면서 긍정론과 반대론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비록 대중문화라고 해도 BTS의 국위 선양은 분명하고 현 시점에서 병역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될 경우 국가적 손해라는 입장이다.

BTS는 과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세계적인 명성과 '아미'로 불리는 팬덤을 형성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그 어느 때보다 높였기 때문에 자격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지난 2년 여간 창궐했던 코로나19 펜데믹 공포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BTS가 활동을 본격 재개하면 한류는 더 폭발적일 수 있다는 게 찬성 측 주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해외의 권위 있는 시상식 수상' 등의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특히 2030 남성들 사이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대중음악 가수가 군 면제를 받는다면 군대를 다녀온 평범한 20대 남성에게 역차별이라는 날선 비난이 나오고 있다.

국위선양의 기준 역시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모호해 이러다가는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가는 애매한 상황이 잇따를 수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가디언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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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지 홈페이지 캡처
이런 가운데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가디언은 지난 23일 'BTS 병역 논란으로 분열된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가디언은 "국회의 병역특례법 논의와 관련해 BTS 20대 멤버들을 2년간 군대에 보낼지, 눈부신 기여를 인정해 특례를 인정할지를 두고 한국인들이 분열돼 있다"고 언급했다.

가디언은 BTS가 기여한 경제 효과가 35억 달러(한화 4조3천억 원 이상)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한국을 문화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있는 BTS의 기여에 대해 한국인들은 인정하면서도 병역특례와 관련해선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병역 대체복무 혜택 사례로 축구선수 손흥민과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물론 병역 기피로 추방당한 가수 유승준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처럼 BTS의 병역 문제는 국내에서의 논란꺼리일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병역 문제는 교육·부동산 문제와 더불어 휘발성이 매우 강한 사안으로 잘못 건드렸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무척 예민한 부분이다.

과거 유력했던 대선 후보가 아들 병역 문제에 발목이 잡히는가 하면 고위 공직자나 후보자도 본인 또는 자식 병역 문제로 물러나거나 사퇴한 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무리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하더라도 국민 대다수의 암묵적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은 실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해도 20~30대 남성들의 표심과 '공정'을 부르짖으며 정권 교체를 이룬 새 정부가 이 문제에 긍정적일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BTS 병역특례에 대한 찬성 의견은 아무래도 젊은 여성층에서 높은 만큼 자칫 지난 대선에서 표면화된 젠더 갈등을 심화시킬 여지도 있다.

국민들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병역·교육·부동산 문제는 일단 논란꺼리로 부각되면 찬반 의견을 넘어 감정적 개입이 격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빅히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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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BTS의 병역특례 적용은 단순한 논란꺼리를 넘어 풀기 쉽지 않은 문제가 돼 버렸다.

예전에 병역 의무기간이 30개월이던 시절에는 군에 간 남자 친구를 기다리다 지쳐 변심한 여자 친구를 빗대 '고무신 갈아 신었다'고 일컬었다.

지금은 병역의무 기간도 꽤 단축됐고 휴가, 면회도 수월한데다 일과 후 휴대폰까지 사용할 수 있어 고무신을 갈아 신는 경우가 크게 줄지 않았을까 싶다.

병역특례법이 무산될 경우 BTS 멤버들은 내년부터 차례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밖에 없고 사실상 활동이 힘들어지게 돼 전 세계 '아미'들의 팬심도 서서히 식을 수 있다.

그럴 경우 '한류' 전파의 일등 공신인 K팝 열풍 역시 주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현재까지의 상황 전개로 볼 때 'BTS 병역특례법'의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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